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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는 아니 시체치웠지? 다른 위함이라는 있던이슬람과 가톨릭 문화가 혼재된 스페인 최남단의 자치주 ‘안달루시아’로 떠났다. 첫 번째 목적지는 주도인 세비야다. 과달키비르 강이 흐르는 평야지대에 자리잡고 있는 이 도시는 플라멩코의 발상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정열의 춤을 비롯해 세비야 여행을 풍요롭게 하는 ‘5가지 핵심 키워드’를 소개한다.



플라멩코를 공연하는 거리의 예술가들



No.1 세비야 여행의 시작점, 산타크루즈지구

구슬픈 집시의 노래에 이끌려 발걸음을 재촉하며 도달한 곳, 거리를 가득 메운 군중을 비집고 들어가 그 속을 들여다보니 연주자의 음악에 집합명사의예 온전히 몸을 맡긴 댄서의 움직임이 군중을 압도한다. 한 명의 댄서와 한 명의 연주자, 두 사람의 완벽에 가까운 합일은 댄서와 연주자의 경계를 단숨에 무너뜨린다. 세비야 도심에서 한 블록 지날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거리의 예술가들. 거리는 곧 무대로 통한다. 그중 가장 중심이 되는 거리이자 무대, 세비야 여행의 시작점이 되는 곳이 바로 ‘산타크루즈지구’ 재형저축 가입조건 다.
산타크루즈지구만 둘러봐도 세비야 여행의 8할이 채워진다. 그도 그럴 게 세비야 여행의 랜드마크라 불리는 대성당과 첨탑, 궁전 및 정원 등 역사를 품고 있는 관광명소가 이곳에 밀집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세비야의 구시가지라 일컬어지는 산타크루즈지구는 역사적으로 안달루시아를 넘어 스페인에서 가장 큰 유대인 공동체가 자리했던 ‘유대인지 크레딧뱅크 무료신용조회 구’로 통용돼 왔다.



(좌)산타크루즈지구 거리 풍경 (우)대성당과 궁전 주변 광장



1248년 무슬림 지배하에 있던 도시를 정복한 기독교의 왕 페르디난도3세가 유대인에게 이 도시를 넘겨준 것이 시 저축은행대부업 발점이 되었다. 이후 약 200여 년간 세비야는 유대인 도시로 각광받았지만 1492년 스페인 전역에 종교분쟁이 일어나면서 이 도시에 거주하는 모든 유대인이 추방당하는 결과에 이르렀다.

당시 부흥했던 도시의 면면은 이런 역사적 사실과 더불어 산타크루즈지구가 가진 독특한 건축 구조적 특징을 통해 살필 수 있다. 옛 유대교 생애최초주택자금대출승계 시대의 풍경은 좁은 거리와 미로처럼 나 있는 골목길이 중심이 된다. 미로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은 동네 곳곳에 흩어져 자리한 광장이다. 산타크루즈 광장을 포함해 다섯 곳의 광장이 좁은 거리와 골목길을 이어주는 구조로 조성되어 있다. 또한 옛 교구 교회와 유대교 회당은 18세기 들어 대대적인 도시 재개발 과정을 거치며 성 바르톨로메오 교회를 비롯해 여러 교회와 예배당으로 변모해 현재에 이른다.



이슬람과 가톨릭 건축 양식이 혼합된 고딕 대성당



산타크루즈지구를 둘러싼 성벽의 일부는 알카사르 궁전 입구인 사자 문과 연결되는데, 이 궁전은 이슬람과 가톨릭 건축 양식이 혼합된 스페인 무데하르 건축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또다른 랜드마크인 이슬람 건축양식의 종탑이 있는 고딕 대성당, 르네상스 스타일의 첨탑 꼭대기에 오르면 산타크루즈지구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No.2 플라멩코 발상지, 표현의 자유를 느끼다
고작 30~40명쯤 수용 가능한 소규모 공연장, 티켓에는 정해진 좌석 번호가 없다. 좌석 배정은 선착순이다. 운이 좋게도 맨 앞줄 정중앙 자리를 차지했다.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무대 위에 의자와 마이크, 출연진의 이름이 적힌 보드 판이 덩그러니 세워져 있다. 남녀로 구성된 댄서 셋, 가수 둘, 기타연주자까지 총 여섯이 팀을 이뤄 무대를 구성한다.



(좌)스페인-르네상스 스타일의 첨탑 (우)대성당 내부 전경



공연이 시작되기에 앞서 관계자가 먼저 무대에 올라 공연에 관한 정보와 주의사항을 설명했는데, ‘사진 및 영상촬영을 엄격히 금지한다’는 메시지를 반복해 언급했다. “플라멩코를 기록하는 장치는 카메라 렌즈가 아닌, 눈을 비롯한 오감을 통해 몸 곳곳에 기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그 즉시 손에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무대에 처음 오르는 사람은 기타리스트다. 맨 오른쪽 의자에 앉아 짧은 도입부를 연주하기 시작하고, 뒤이어 두 명의 가수가 무대에 올라 가운데 의자에 착석한다. 기타 선율에 맞춰 노래를 흥얼거리자 화려한 의상을 차려 입은 댄서가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플라멩코에서 기타 연주자는 가수의 반주자가, 또 댄서가 무대에 오르면 가수는 댄서의 반주자가 된다.



(좌)산타크루즈지구의 밤 풍경 (우)플라멩코 공연장



이러한 경계 안에서 플라멩코 아티스트들은 공연이 진행되는 90분가량 즉흥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만끽하는데, 그 자유가 무대를 향유하는 관중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댄서의 자유로운 몸짓은 물론 이들의 거친 숨소리와 얼굴에 맺힌 땀방울 하나까지 오롯이 느낄 수 없어 형용할 수 없는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예로부터 전해지는, ‘관중도 플라멩코를 구성하는 한 요소’라는 사실을 오감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각 시대별 플라멩코 댄서 의상 전시공간



플라멩코는 18세기말 안달루시아 일대 도시와 농촌마을에서 민족예술로 출발했다. 도시의 하위 집단, 즉 소외된 노동자 계급이 하나둘 모여들어 이들의 민족성을 춤과 노래로 표현한 것이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현대 예술 형태로 꽃을 피웠다. 19세기 세비야 도심에 최초의 플라멩코 카페가 문을 열었고, 유명 플라멩코 댄서이자 안무가인 크리스티나 오요스가 설립한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플라멩코 박물관이 세비야 구시가지에 자리해 있다.

18세기 옛 로마 신전 토대 위에 지어진 이 박물관은 아치형 지하실과 안뜰을 갖추고 있으며, 지하실에서는 매일 저녁 플라멩코 공연이 진행된다. 또한 박물관에는 18세기부터 현재까지 플라멩코 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의상, 악기, 사진, 비디오 등의 역사적 자료가 전시되어 있어, 시대별 플라멩코 춤이 끼친 사회문화적 영향력 등을 전시자료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플라멩코 박물관의 아치형 지하실 공연장



No.3 호사와 여유, 고요가 넘치는 스페인 광장

구시가지에서 남쪽으로 뻗은 직선거리를 따라 1~2킬로미터가량 걷다 보면 푸르른 초록빛 숲이 무성한 장소가 등장한다. ‘마리아 루이사 공원’이라 이름 붙여진 이 숲속 깊숙이 들어가면 약간 현실세계에서 벗어나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웅장한 건축물이 눈앞에 펼쳐진다. 1929년에 완공된, 약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품고 있는 스페인 광장이 그것이다.
세비야 출신의 저명한 건축가 아니발 곤살레스가 설계한 이 건축단지는 당시 이베로-아메리카 박람회를 상징하기 위한 목적에서 지어졌다. 이베로-아메리카 박람회는 1929년 5월 9일 세비야에서 개최된 세계 박람회로, 같은 해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만국박람회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그 화려함은 결코 뒤지지 않았다. 박람회의 호사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한 핵심요소가 바로 스페인 광장이었기 때문이다.



총면적 5만제곱미터에 달하는 스페인 광장



지름이 200미터에 달하는 반원형으로 설계된 스페인 광장은 르네상스 건축 양식으로 디자인되었으며, 총면적 5만 제곱미터에 달해 규모 면에서 위용을 과시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데다 515미터 길이의 운하가 광장 전체를 따라 흐르고 있어 과거 배를 타고 운하를 탐험할 수 있는 장소로도 각광받아왔다. 운하는 스페인과 아메리카를 연결하는 평화의 바다로 해석되기도 한다.




운하를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다리



운하를 가로지르는 네 개의 아름다운 다리에는 고대 스페인 왕국을 나타내는 디자인적 요소가 더해졌다. 반원형 호수, 쌍둥이 탑, 스페인의 각 지방자치단체를 타일 모자이크와 프레스코화로 표현한 벤치, 웅장한 아치와 격자 천장 등도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로 꼽힌다.

스페인 광장 전체를 둘러보려면 한나절도 부족해 하루를 온통 소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특별히 즐길거리나 볼거리로 꼽을 만한 요소가 많지는 않지만, 광장에서의 시간이 예상을 훌쩍 넘기는 이유는 여유가 깃든 그 고요한 풍경 때문이 아닐까 싶다. 드넓은 광장 곳곳마다 비밀의 정원처럼 숨은 공간이 다양하게 있고 또한 인적이 드물어 홀로 사색에 빠져들기에 더없이 훌륭했다.



배를 타고 운하를 즐기는 관광객의 모습



No.4 타파스의 본고장에서 즐기는 타파스의 맛

여행에 있어서, 특히 여행작가로서 도시를 이야기할 때 ‘이 음식은 무조건 맛봐야 한다’거나 ‘이 장소는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고 잘 표현하지 않는 편이다. 여행은 다른 어떤 것보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을 따르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내 입맛에 좋아도 누군가에게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하지만 이따금씩 개인이 가진 사고와 철학을 단박에 무너뜨리는 순간을 맞닥뜨릴 때가 있다. 바로 세비야 도심에 자리한 타파스 바, 카사 모레노(Casa Moreno)에 갔을 때가 그랬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식료품점인가 잠시 착각하게 하는데, 진열된 물건 뒤로 이어지는 구석진 좁은 공간에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 모습에 화들짝 놀랐다.



카사 모레노의 식료품을 판매하는 공간



그래봤자 정오가 막 지난 한낮의 시간, 사람들의 손과 각 테이블마다 맥주병 혹은 와인 잔이 놓여 있다. ‘타파스 바’로 통용되는 이곳은 식재료를 판매하는 식료품점이자, 시끌벅적한 음악이 울려 퍼지는 술집이면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요리를 제공하는 식당의 역할까지 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마법의 장소다. 더군다나 타파스 바에서 제공하는 음식은 본질적으로 풍미 있는 요리를 작은 접시에 담아내는데, 과거에는 올리브 한 그릇이나 토르티야 한 조각처럼 술과 함께 제공되는 간단한 간식을 타파스라 칭했다면 오늘날에는 음식에 다양성이 부여되고 점점 더 정교해진 것이 특징이다.



카사 모레노에서 맛본 타파스 요리



무엇보다 타파스 요리는 양질의 식재료가 핵심이다. 우수한 품질의 하몽과 같은 염지육과 신선한 치즈, 칸타브리아산 멸치와 오리 무스 등의 다양한 고급 통조림 식품 등이 대표적이다. 올리브오일을 잔뜩 뿌린 칸타브리아산 멸치가 혀에 닿는 순간, 그 맛이 너무나 신선하고 훌륭해 타파스의 본고장인 안달루시아에 온 것이 영광스럽게 느껴졌다. 맛도 좋지만 분위기는 더 좋은, 밤도 좋지만 한낮의 분위기도 특별한 곳.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장소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각기 다른 결말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그러니 세비야를 찾는다면 타파스 바에 한번쯤 방문해보시길.

No.5 현지인처럼, 강변산책과 트리아나지구
세비야에서 강변 산책은 현지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을 안긴다. 이곳에 머무르는 동안 매일 아침과 저녁, 하루에 두 번 이상 강변 산책에 시간을 할애했다. 파리에 센 강, 런던에 템스 강이 있다면 세비야에는 과달키비르 강이 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과달키비르 강은 스페인에서 두 번째로 긴 강이다. 도시의 역사와 일상을 품고 있는 이 강은 도시 중심부에 위치해 도시 구성과 세비야의 본질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좌)도심과 트리아나지구를 잇는 이사벨2세다리 (우)강 주변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현지인들의 모습



수세기 동안 경제적, 방어적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진 과달키비르 강은 오늘날 ‘로맨틱한’ 공간으로 바뀌었다. 레저보트를 타며 데이트를 즐기는 장소이자 강둑을 따라 유유히 산책하며 도시의 번잡함에서 탈피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강변 산책의 즐거움은 세비야에서 ‘한 달 살기’를 추진하고 싶은 생각으로까지 번졌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관광이 아닌, 살아보는 여행을 하기에 손색이 없는 도시다. 강이 주는 무한한 위로는 매일같이 마주해도 지나침이 없다.

세비야 중심부에서 1852년 개통된 유서 깊은 아치형 철교인 이사벨2세다리를 통과해 과달키비르 강을 건너면 서쪽에 트리아나지구에 닿는다. 관광명소로 즐비한 도심을 벗어나 현지인 동네를 구경하고 싶다면 트리아나지구가 제격이다.



강에서 레저보트를 즐기고 있는 현지인들



이곳은 전통적으로 선원, 노동자, 제조업자 등 활기 넘치는 노동자 계층이 거주해온 동네로서, 20세기 많은 플라멩코 댄서를 배출해낸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작은 골목길이 얽혀 있어 산책하는 재미가 있으며, 화려한 볼거리보다는 오랜 세월을 품고 있는 일상의 모습이 트리아나지구를 구성한다. 교회와 예배당, 시장이 중심을 이룬다.

트리아나 시장에 들어서면 타일로 장식된 상점 간판이 먼저 눈에 띈다. 예로부터 타일과 도자기 제조업이 성행했던 도시의 역사적 사실을 짐작하게 한다. 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통하는 1928년에 지어진 카르멘 예배당은 스페인 광장을 설계한 아니발 곤살레스가 설계에 참여한 것으로, 돔으로 장식된 원통형 예배당은 직사각형 몸체를 통해 종탑과 연결된 것이 특징이다. 예배당 내·외부 모두 도자기로 조각된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트리아나지구에 자리한 카르멘 예배당 전경



※스페인 안달루시아 소도시 여행은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글과 사진 추효정(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89호(25.07.2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