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게임다빈치 ㈈ 43.rzc216.top ㈈ 릴게임 꽁머니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작성일25-07-25 10:57 조회27회 댓글0건관련링크
-
http://84.rbq651.top 13회 연결
-
http://67.rnt829.top 8회 연결
본문
【0.rzc216.top】
황금포커성황금성 제주도바다이야기 조작릴게임다빈치
2018년 9월27일,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에 출석한 크리스틴 블래시 포드 교수는 연방대법원 대법관 지명자 브렛 캐버노가 고등학생 때 자신을 공격하며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증언했다. 캐버노는 자신이 가해자가 아니라 억울한 피해자라고 항변하면서 “인격 암살”, “중상모략”이라 반격했다. 그 뒤 캐버노의 또 다른 성폭력 의혹을 제기하는 증인들이 더 나왔지만 캐버노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고 여론전에 승리하며 대법관이 되었다. 포드는 악의적인 살해 위협까지 받으며 시달렸다. 대표 새마을금고서민대출 적인 미투 사건이자 여성 증언사에서 시대 역행의 분기점으로 꼽히는 사건이다.
릴리 출리아라키 런던정치경제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가해자는 모두 피해자라 말한다’(은행나무)에서 ‘피해자성’(victimhood)이란 단어의 곤경을 밝힌다. 정치인, 권위주의적 포퓰리스트, 극우 세력들이 어떻게 ‘피해자성’이란 말을 탈취하여 무기로 원룸 전세보증금 사용하면서 정치적 우위를 점하려 하는지를 날카롭게 짚었다.
가장 큰 전제는 ‘피해자성’이 결코 약자만의 안정된 정체성이 아니라는 점이다. 저자는 피해자성이 사실을 가리킨다기보다 “언어적 주장”이라 설명한다. 한국에도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는 말이 있듯, 목소리의 크기나 발화되는 플랫폼의 종류에 따라 피해자성은 얼마든지 역전·오용될 수 농어촌출신 있다. 피해자성은 당사자가 처한 취약한 구조와 무관하게 “나는 억울한 피해자다”라고 강하게 주장할 때 탄생한다.
오늘날 ‘모두’가 자기 고통을 호소하는 “고통의 민주주의” 속에서 저자는 약자와 특권층의 고통을 어떻게 분리할 것인지 궁리했다. ‘고통’ 자체에만 특권을 부여할 경우 결국 기존 권력자들이 승리한다는 점도 알게 됐다. 고통이 경합 솔로몬저축은행이자 할 땐 자원이 부족한 사람이 독박을 쓰게 돼 있기 때문이다. 권력자들의 목소리는 증폭되어 또 다른 피해자가 양산된다.
‘피해자성’이란 용어는 17세기 희생제물을 가리키는 말에서 유래했고, 억압당한 자를 칭하는 용어로 유구한 역사를 지녔다. 저자는 서구에서 늘 비서구·비백인 피해자를 삭제하는 방식으로 ‘피해자성’이란 말이 사용돼왔다고 지적한 스탁론대출 다. 특히 19~20세기 전쟁을 수행한 백인 남성 군인은 전형적 피해자로 일컬어졌다. 미국 남북전쟁에서 북군 소속 흑인 군인 18만명 중 3만3000명이 전투 중 사망했지만 이들은 국가적 집단 추모 서사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베트남 전쟁 가해자인 미국 군인의 상해는 거듭 피해자의 아픔으로 재현되었다. 이라크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도 부상당한 백인 남성 군인은 근대의 전형적인 피해자로 인정받았지만, 비무장 민간인 피해는 “부수적 피해”로 간주했다. “삭제 전략”은 피해자성 정치의 전형적인 술수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겪으면서였다. 권위주의적 포퓰리스트들은 공동체 내부에서 취약한 “국민”과 위협적인 “타자”를 구분하고 생명의 위계를 재생산했다. 팬데믹 시기에 필수 노동자, 유색인종 여성은 애도의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마스크 의무착용이라는 조치로 시민권이 제한된다며 백인 상류층 소수가 ‘피해자’로 날조되었다. “역전된 피해자성”은 공동체를 더 큰 위험에 노출시켰다.
앞서 언급한 캐버노 대법관은 동료들과 함께 여성의 임신중지를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었다. ‘피해자성’이라는 고통의 정치를 실행할 수 있는 목소리를 살아있고 위험에 처한 여성이 아니라 태아에게 준 것이다. 극우 세력은 2004년 ‘태어나지 않은 피해자에 대한 폭력에 관한 법’을 상정해 결국 태아의 피해자 지위를 법에 명시했다.
조니 뎁의 전 배우자인 배우 앰버 허드가 2022년 6월1일(현지시각) 배심원 평결 결과를 듣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페어팩스/로이터 연합뉴스
피해자성은 언어의 미시 기교로 확립된다. 반인종주의, 반성차별주의, 성소수자 권리 옹호 같은 사회정의 투쟁들을 낙인찍고 비난받아 마땅한 정치적 입장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 이를테면 남성의 이익을 위해 동원되는 기득권의 공감 논리인 ‘힘퍼시’(himpathy)를 보자. 힘퍼시는 여성의 거짓 성폭력 고발에 무고한 남성이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한다. 2018년 할리우드 스타 조니 뎁의 가정폭력을 폭로한 전 배우자 앰버 허드는 2022년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해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해야 했다. 뎁은 각종 미디어와 소셜미디어에서 ‘힘퍼시’를 얻었지만 허드는 대중의 신뢰나 연민을 얻는 데 실패하면서 “온라인 슈퍼악당”이 되었다. 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급진페미니스트(터프)의 주장 또한 트랜스젠더 여성들이 미래에 지정 성별 여성에게 폭력을 저지를 수 있다는 추측에 기댄다.
문제는 ‘구조’가 빠지는 것이다. 고통과 피해를 각자 해결해야 할 사건으로만 본다면, 관점은 신자유주의적 자기계발로 환원된다. 예컨대 ‘회복탄력성’이라는 용어는 신자유주의로 인한 상해를 인정하면서도 구조적 변화보다는 개인적 수련의 문제로 만든다. 고통이 개인의 고생담으로 축소하면서 구조적 원인은 삭제되고 집단적 정의의 서사는 실종된다. 개인의 감정과 치유를 강조하는 감정자본주의 시대에 플랫폼에서 와글거리는 고통은 연대이기보다는 각자의 숙제가 되면서 구조적 정의와는 거리가 멀어지는 셈이다. ‘피해자성’의 경합 속에 삭제한 것은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트라우마와 상해가 된다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2018년 10월6일 브렛 캐버노 대법관 취임을 반대하는 여성이 워싱턴의 미국 연방대법원 건물 앞에 있는 ‘정의의 여인상’에 올라가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저자는 강자만 유리하게 돌아가는 ‘피해자성’의 난감함을 해결하기 위해 ‘피해자성 탐문법’을 제시한다. 판단하기 어려운 혼돈이 발생했을 때 섣불리 누구의 편을 들기보다 질문부터 하자는 얘기다. 양쪽 고난의 행위자들은 어떤 사회적 지위를 가지는가, 누가 어떤 역량으로 발언하고 누가 침묵하는가, 이 감정을 유발하여 유리해지는 쪽과 불리해지는 쪽은 누구인가, 저 발언은 과연 누구를 결집시키는가 등.
한나 아렌트, 에바 일루즈, 웬디 브라운, 주디스 버틀러 등을 경유하는 참고문헌 목록이 무려 80여쪽에 이른다. 본문은 약 220쪽 분량으로, 얇은 편이지만 밀도가 높아 읽는 데 속도를 내기는 힘들다. ‘피해자성’이 왜 특권층이 사용할 때는 강력한 상징 자본이 되지만 취약한 이들에게는 왜 엄청난 부담이나 낙인, 빌미가 되는지에 대한 좀 더 깊은 설명이 궁금하기도 하다. 그러나 저자가 고통의 언어가 가진 급진적인 힘을 포기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 피해자성 분석은 사실 평등을 가장한 신자유주의 시대의 강화된 특권과 차별에 대한 분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숭배 집단’을 끌고 다니는 극우 포퓰리스트 정치인, 진짜 피해자의 입을 막아버린 구체적인 사례가 통쾌함을 주기도 한다.
읽고 나면 혼돈스러운 사건이 발생했을 때,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인지 가려낼 열쇠를 얻게 된다. 궁금하다면 ‘구조’를 보라. ‘내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권력자가 과연 누구를 감정적으로 격분시키고 결집시키는지, 어떤 이의 목소리가 삭제되고 왜곡되는지. 한국의 여러 권력형 성폭력 사건들, 역차별의 피해를 호소하는 특권층,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윤석열과 김건희가 떠오르는 문제작이다.
가해자는 모두 피해자라 말한다 릴리 출리아라키 지음, 성원 옮김, 은행나무, 1만9500원
이유진 선임기자 frog@hani.co.kr
황금포커성황금성 제주도바다이야기 조작릴게임다빈치
릴게임다빈치 ㈈ 12.rzc216.top ㈈ 릴게임 꽁머니
릴게임다빈치 ㈈ 79.rzc216.top ㈈ 릴게임 꽁머니
릴게임다빈치 ㈈ 79.rzc216.top ㈈ 릴게임 꽁머니
릴게임다빈치 ㈈ 57.rzc216.top ㈈ 릴게임 꽁머니
바로가기 go !! 바로가기 go !!
신바다이야기 프라 그마 틱 무료체험 머니 릴게임손오공 바다이야기 pc버전 체리마스터 확률 야마토3게임 오션파라다이스하는방법 손오공바다이야기 바다이야기먹튀 백경게임 손오공게임다운 잭팟게임 온라인 릴게임 정보 바다이야기상어 온라인 릴게임 일본빠찡코 야마토게임2 야마토게임다운 오션파라다이스7하는곳 신천지무료 오션파라 다이스다운 우주전함야마토2205 게임바둑이추천 인터넷게임사이트 슬롯버프 배터리게임 알라딘게임랜드 야마토5게임방법 릴게임먹튀검증 방법 온라인릴게임사이트 오션파라다이스 릴게임 바다이야기 다운로드 카카오 야마토 먹튀 바다이야기기계 파칭코 게임 파칭코게임 온라인야마토2 블랙잭추천 강원랜드 슬롯머신 종류 바다이야기꽁머니환전 온라인 릴게임 손오공 야마토노하우 신천지게임사이트 인터넷릴게임 바다이야기예시 황금성3하는곳 무료충전릴게임 바다이야기확률 온라인슬롯 전략 빠친코게임 프라그마틱 무료체험 손오공릴게임다운로드 게임바둑이추천 10원야 마토 슬롯머신 잭팟 파친코게임다운로드 블랙잭추천 백경게임 다운로드 바다이야기하는곳 슬롯모아 슬롯 프라 그마 틱 무료체험 무료 황금성게임 손오공게임온라인 야마토게임후기 바다이야기 꽁머니 환전 바다슬롯먹튀 바다이야기사이트먹튀 백경게임 다운로드 슬롯게임 순위 바다이야기백경 릴게임종류 성인오락황금성 백경게임 다운로드 황금성게임랜드 창공릴게임 바다이야기 게임 오션파라다이스동영상 무료카지노게임 바다이야기 릴게임 사이트 추천 및 안내 야마토무료게임 바다이야기고래 슬롯머신 규칙 야마토 연타 바다이야기 공략법 파칭코 게임 야마토릴게임 무료충전릴게임 인터넷바다이야기 바둑이라이브 게임몰 릴게임 릴게임 손오공 오션파라 다이스예시 알라딘오락실 손오공게임하기 체리마스터 판매 일본 야마토 게임 황금성게임다운로드 게임바둑이추천 한국파칭코 신천지게임하는곳 바다이야기오리지널 바다이야기규칙 한게임바둑이 인터넷황금성 해물어 오락실릴게임 빠칭코게임 슬롯사이트순위 슬롯 무료스핀 슬롯 무료스핀구매 바다이야기 넥슨 모바일야마토 pc야마토게임 알라딘 릴게임 손오공 릴게임 황금성3하는곳 오션파라 다이스하는방법 다빈치릴게임 오션파라 다이스예시 잭팟 슬롯 릴게임 확률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골드몽 먹튀 슬롯게임 무료 릴게임 먹튀보증 연방대법원 대법관 브렛 캐버노(가운데 손 든 이)는 여러 성폭력 의혹이 터져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고 여론전에 승리하며 대법관이 되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2018년 9월27일,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에 출석한 크리스틴 블래시 포드 교수는 연방대법원 대법관 지명자 브렛 캐버노가 고등학생 때 자신을 공격하며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증언했다. 캐버노는 자신이 가해자가 아니라 억울한 피해자라고 항변하면서 “인격 암살”, “중상모략”이라 반격했다. 그 뒤 캐버노의 또 다른 성폭력 의혹을 제기하는 증인들이 더 나왔지만 캐버노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고 여론전에 승리하며 대법관이 되었다. 포드는 악의적인 살해 위협까지 받으며 시달렸다. 대표 새마을금고서민대출 적인 미투 사건이자 여성 증언사에서 시대 역행의 분기점으로 꼽히는 사건이다.
릴리 출리아라키 런던정치경제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가해자는 모두 피해자라 말한다’(은행나무)에서 ‘피해자성’(victimhood)이란 단어의 곤경을 밝힌다. 정치인, 권위주의적 포퓰리스트, 극우 세력들이 어떻게 ‘피해자성’이란 말을 탈취하여 무기로 원룸 전세보증금 사용하면서 정치적 우위를 점하려 하는지를 날카롭게 짚었다.
가장 큰 전제는 ‘피해자성’이 결코 약자만의 안정된 정체성이 아니라는 점이다. 저자는 피해자성이 사실을 가리킨다기보다 “언어적 주장”이라 설명한다. 한국에도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는 말이 있듯, 목소리의 크기나 발화되는 플랫폼의 종류에 따라 피해자성은 얼마든지 역전·오용될 수 농어촌출신 있다. 피해자성은 당사자가 처한 취약한 구조와 무관하게 “나는 억울한 피해자다”라고 강하게 주장할 때 탄생한다.
오늘날 ‘모두’가 자기 고통을 호소하는 “고통의 민주주의” 속에서 저자는 약자와 특권층의 고통을 어떻게 분리할 것인지 궁리했다. ‘고통’ 자체에만 특권을 부여할 경우 결국 기존 권력자들이 승리한다는 점도 알게 됐다. 고통이 경합 솔로몬저축은행이자 할 땐 자원이 부족한 사람이 독박을 쓰게 돼 있기 때문이다. 권력자들의 목소리는 증폭되어 또 다른 피해자가 양산된다.
‘피해자성’이란 용어는 17세기 희생제물을 가리키는 말에서 유래했고, 억압당한 자를 칭하는 용어로 유구한 역사를 지녔다. 저자는 서구에서 늘 비서구·비백인 피해자를 삭제하는 방식으로 ‘피해자성’이란 말이 사용돼왔다고 지적한 스탁론대출 다. 특히 19~20세기 전쟁을 수행한 백인 남성 군인은 전형적 피해자로 일컬어졌다. 미국 남북전쟁에서 북군 소속 흑인 군인 18만명 중 3만3000명이 전투 중 사망했지만 이들은 국가적 집단 추모 서사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베트남 전쟁 가해자인 미국 군인의 상해는 거듭 피해자의 아픔으로 재현되었다. 이라크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도 부상당한 백인 남성 군인은 근대의 전형적인 피해자로 인정받았지만, 비무장 민간인 피해는 “부수적 피해”로 간주했다. “삭제 전략”은 피해자성 정치의 전형적인 술수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겪으면서였다. 권위주의적 포퓰리스트들은 공동체 내부에서 취약한 “국민”과 위협적인 “타자”를 구분하고 생명의 위계를 재생산했다. 팬데믹 시기에 필수 노동자, 유색인종 여성은 애도의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마스크 의무착용이라는 조치로 시민권이 제한된다며 백인 상류층 소수가 ‘피해자’로 날조되었다. “역전된 피해자성”은 공동체를 더 큰 위험에 노출시켰다.
앞서 언급한 캐버노 대법관은 동료들과 함께 여성의 임신중지를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었다. ‘피해자성’이라는 고통의 정치를 실행할 수 있는 목소리를 살아있고 위험에 처한 여성이 아니라 태아에게 준 것이다. 극우 세력은 2004년 ‘태어나지 않은 피해자에 대한 폭력에 관한 법’을 상정해 결국 태아의 피해자 지위를 법에 명시했다.
조니 뎁의 전 배우자인 배우 앰버 허드가 2022년 6월1일(현지시각) 배심원 평결 결과를 듣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페어팩스/로이터 연합뉴스
피해자성은 언어의 미시 기교로 확립된다. 반인종주의, 반성차별주의, 성소수자 권리 옹호 같은 사회정의 투쟁들을 낙인찍고 비난받아 마땅한 정치적 입장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 이를테면 남성의 이익을 위해 동원되는 기득권의 공감 논리인 ‘힘퍼시’(himpathy)를 보자. 힘퍼시는 여성의 거짓 성폭력 고발에 무고한 남성이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한다. 2018년 할리우드 스타 조니 뎁의 가정폭력을 폭로한 전 배우자 앰버 허드는 2022년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해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해야 했다. 뎁은 각종 미디어와 소셜미디어에서 ‘힘퍼시’를 얻었지만 허드는 대중의 신뢰나 연민을 얻는 데 실패하면서 “온라인 슈퍼악당”이 되었다. 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급진페미니스트(터프)의 주장 또한 트랜스젠더 여성들이 미래에 지정 성별 여성에게 폭력을 저지를 수 있다는 추측에 기댄다.
문제는 ‘구조’가 빠지는 것이다. 고통과 피해를 각자 해결해야 할 사건으로만 본다면, 관점은 신자유주의적 자기계발로 환원된다. 예컨대 ‘회복탄력성’이라는 용어는 신자유주의로 인한 상해를 인정하면서도 구조적 변화보다는 개인적 수련의 문제로 만든다. 고통이 개인의 고생담으로 축소하면서 구조적 원인은 삭제되고 집단적 정의의 서사는 실종된다. 개인의 감정과 치유를 강조하는 감정자본주의 시대에 플랫폼에서 와글거리는 고통은 연대이기보다는 각자의 숙제가 되면서 구조적 정의와는 거리가 멀어지는 셈이다. ‘피해자성’의 경합 속에 삭제한 것은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트라우마와 상해가 된다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2018년 10월6일 브렛 캐버노 대법관 취임을 반대하는 여성이 워싱턴의 미국 연방대법원 건물 앞에 있는 ‘정의의 여인상’에 올라가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저자는 강자만 유리하게 돌아가는 ‘피해자성’의 난감함을 해결하기 위해 ‘피해자성 탐문법’을 제시한다. 판단하기 어려운 혼돈이 발생했을 때 섣불리 누구의 편을 들기보다 질문부터 하자는 얘기다. 양쪽 고난의 행위자들은 어떤 사회적 지위를 가지는가, 누가 어떤 역량으로 발언하고 누가 침묵하는가, 이 감정을 유발하여 유리해지는 쪽과 불리해지는 쪽은 누구인가, 저 발언은 과연 누구를 결집시키는가 등.
한나 아렌트, 에바 일루즈, 웬디 브라운, 주디스 버틀러 등을 경유하는 참고문헌 목록이 무려 80여쪽에 이른다. 본문은 약 220쪽 분량으로, 얇은 편이지만 밀도가 높아 읽는 데 속도를 내기는 힘들다. ‘피해자성’이 왜 특권층이 사용할 때는 강력한 상징 자본이 되지만 취약한 이들에게는 왜 엄청난 부담이나 낙인, 빌미가 되는지에 대한 좀 더 깊은 설명이 궁금하기도 하다. 그러나 저자가 고통의 언어가 가진 급진적인 힘을 포기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 피해자성 분석은 사실 평등을 가장한 신자유주의 시대의 강화된 특권과 차별에 대한 분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숭배 집단’을 끌고 다니는 극우 포퓰리스트 정치인, 진짜 피해자의 입을 막아버린 구체적인 사례가 통쾌함을 주기도 한다.
읽고 나면 혼돈스러운 사건이 발생했을 때,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인지 가려낼 열쇠를 얻게 된다. 궁금하다면 ‘구조’를 보라. ‘내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권력자가 과연 누구를 감정적으로 격분시키고 결집시키는지, 어떤 이의 목소리가 삭제되고 왜곡되는지. 한국의 여러 권력형 성폭력 사건들, 역차별의 피해를 호소하는 특권층,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윤석열과 김건희가 떠오르는 문제작이다.
가해자는 모두 피해자라 말한다 릴리 출리아라키 지음, 성원 옮김, 은행나무, 1만9500원
이유진 선임기자 frog@hani.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