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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때부터 7년간 전기 일 하다 아버지 병환과 부채로 하동 귀향 딸기 산지 찾아다니며 주경야독 코로나 등 시련에도 기술·품질 집중
자동화 시스템 직접 설계·도입 기형과율 줄여 소비자 인정 받아 어렵고 비싼 스마트팜 농법보다 누구나 쓸 수 있는 장비 보급 목표
“사람 감을 믿지 마세요. 움직이면 덥고 가만히 있으면 추운 게 사람입니다. 저는 사람 안 믿습니다. 센서를 믿죠.”
하동군 횡천면 남산리. 지리산 자락의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이곳에 24동, 약 6000평 규모의 대단지 딸기 농장을 운영하는 오 바다이야기게임기 명한(44)씨가 있다. 그는 연간 40~60t의 딸기를 생산하며, 매출이 잘 나올 때는 5억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그의 딸기밭에는 ‘농심’보다 ‘데이터’가 흐른다. 전기 기술자 출신인 그의 농장에 자신만의 자동화 시스템을 입혀 서울 가락시장 경매가 4위권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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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한씨가 딸 지수 양과 함께 딸기 하우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명한씨가 딸 지수 양과 함께 딸기 하 릴게임5만 우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버지의 병환, 그리고 빚더미 속 귀향= 오 씨의 20대는 ‘전기’와 함께였다.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며 20살 때부터 전기 일을 시작해 7년 넘게 현장을 누볐다. 그런 그가 2007년, 27살의 젊은 나이에 돌연 하동으로 내려왔다. ‘귀농 오션파라다이스예시 의 로망’ 때문이 아니었다. 생존을 위해서였다.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셨는데 당시 집안 사정이 자산보다 부채가 많았습니다. 이걸 해결하지 않으면 어머니가 당장 갈 곳이 없어지는 상황이었죠. 제 전세금까지 빼서 병원비 내고 나니 저도 갈 데가 없더군요. 그래서 결심했죠. ‘원래 40대 때 오려던 거, 20년 빨리 왔다 치자’고요.”
바다이야기디시 현실은 냉혹했다. 전기만 만지던 손으로 흙을 만지려니 막막함 그 자체였다. 그는 잠을 2~3시간으로 줄였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일본 농업 서적 등을 보며 공부했다.
“그땐 유튜브도 없던 시절이라 무작정 유명하다는 농가를 찾아가 자료를 구걸했습니다. 진주, 옥종, 수곡 등 딸기로 유명한 곳은 다 다녔죠. ‘제발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머리를 숙이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오명환 씨가 딸기 생육 상태를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박준영 기자/
오명환 씨가 딸기 생육 상태를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박준영 기자/
◇눈물의 폐기…코로나가 덮친 시련= 11동으로 시작한 농장을 24동까지 늘리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13년 전에는 가스 장해를 입어 하우스 절반을 갈아엎었고 최근 겪은 코로나19 팬데믹은 그에게 가장 큰 시련이었다.
“인력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웃돈을 줘도 사람이 안 와요. 딸기는 쏟아지는데 수확할 사람이 없으니 과숙되어 상품 가치가 떨어지더군요. 결국 하우스 9동의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멀쩡한 딸기를 눈앞에 두고 수확을 포기하는데 진짜 눈물이 나더군요.”
부채가 수억원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전 재산이 담보로 잡힌 상황.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이를 악물었다. 다시 ‘기술’과 ‘품질’에 집중했다. 전기 기술자였던 그의 장점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 ‘습을 잡아라’…나만의 기술 농법= 오씨의 농장은 하동 횡천면의 지리적 특성을 십분 활용한다. 횡천은 낮 기온 영상 10도, 밤 기온 영하 15도로 일교차가 크고 일조 시간이 짧다. 딸기가 천천히 익으며 단단해지고 당도가 높아지는 최적의 조건이다. 여기에 오씨만의 ‘기술’이 더해진다. 그는 아침마다 하우스에 온풍기를 튼다. 보통 난방비를 아끼려 끄는 시간대다.
“돈 많아서 트는 게 아닙니다. 습기를 빼려는 겁니다. 아침에 맺힌 이슬을 제거하고 딸기를 ‘까랑까랑한’ 상태로 만들어야 유통 과정에서 무르지 않고 곰팡이가 안 핍니다.”
자동화 시스템도 직접 설계했다. 과거 수동으로 측창을 여닫을 때는 기형과율이 높았지만, 센서 기반 자동 개폐 시스템을 도입한 후 기형과율을 0.5% 미만으로 줄였다.
그는 “사람의 감 대신 센서 2~3개를 교차 검증하며 환경을 통제하니 곰팡이병도 획기적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품질 관리는 독하다 싶을 정도로 철저하다. “초반 한 달은 조금이라도 흠집이 있으면 다 버립니다. 아깝죠. 한 알에 500원인데. 하지만 초반 이미지가 1년 농사를 좌우합니다.”
또한 그는 ‘속박이(아래에 작은 과일을 숨기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래 칸에 더 큰 딸기를 담는다. 이런 고집 덕분에 서울 가락시장에서 그의 딸기는 “믿고 쓰는 물건”으로 통하며 경매가 최상위권에 안착했다.
하동군 횡천면 남산리 자신의 농장에서 오명환 씨가 갓 수확한 탐스러운 ‘설향’ 딸기를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박준영 기자/
하동군 횡천면 남산리 자신의 농장에서 오명환 씨가 갓 수확한 탐스러운 ‘설향’ 딸기를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박준영 기자/
◇“귀농? 외딴곳 말고 ‘단지’로 가라”= 어느덧 귀농 18년 차. 빚을 청산하고 억대 매출 농부가 된 그는 예비 귀농인들에게 뼈 있는 조언을 건넸다.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겠다며 외딴곳으로 가서 혼자 농사짓지 마세요. 무조건 ‘단지(주산지)’로 가야 합니다. 딸기를 하려면 딸기 단지로, 포도를 하려면 포도 단지로 가세요.”
그는 물류와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단지에 있어야 자재비도 싸게 먹히고, 무엇보다 판로가 뚫려 있습니다. 혼자 동떨어져 있으면 택배 싸다가 시간 다 보냅니다. 농사는 생산만큼이나 유통 시스템에 올라타는 게 중요합니다.”
오씨의 꿈은 ‘적정 기술’ 보급이다. “수천만원짜리 스마트팜은 고령의 농민들에게 무용지물입니다. 30만원 내외의 저렴한 비용으로 어르신들도 쉽게 쓸 수 있는 ‘보급형 자동화 장비’를 개발해 보급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도 농부의 길을 택하겠냐는 질문에 그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힘들지만 보람이 있습니다. 제 딸기를 먹고 맛있다고 전화 주시는 분들, 아빠 최고라고 해주는 아이들이 있으니까요. 이미 아들과 딸에게 물려줄 농장 이름(지우농장, 지수농장)까지 다 정해뒀습니다.”
☞ 하동군 귀농귀촌 지원책은
주택수리비 최대 1200만원
청년·중장년 정착금 지원
하동군은 주거 환경 개선부터 연령별 소득 보전, 창업 융자까지 단계별 맞춤형 귀농·귀촌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다.
먼저 주거 안정을 위한 지원이 눈에 띈다. ‘귀농·귀촌·귀향인 주택수리비 지원사업’을 통해 본인 명의 주택을 수리할 경우 가구당 최대 1200만원을 지원한다.
임대 주택 수리비는 최대 700만원, 주택 신축 시 설계비는 가구당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해 초기 정착의 가장 큰 걸림돌인 주거 부담을 완화했다.
연령대별로 세분화된 영농 정착 지원금도 마련돼 있다.
만 18세 이상 40세 미만의 ‘청년농업인’에게는 독립경영 연차에 따라 월 90만~110만원의 영농정착 지원금을 지급한다.
40세를 넘긴 만 40세 이상 50세 미만의 신규 농업인에게도 ‘취농직불제’를 통해 연간 최대 120만원을 바우처 방식으로 지원한다.
예비 귀농인이 하동을 미리 탐색할 수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하동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은 1주간 무료 숙박과 식비 등을 지원하며 농촌 생활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거주지가 확정되지 않은 경우 ‘귀농인의 집’에서 월 20만원(1인 기준)의 비용으로 최대 1년까지 임시 거주할 수 있다.
초기 자금 마련을 위한 금융 지원도 있다. ‘귀농 농업창업 및 주택구입 지원사업’을 통해 영농 기반 마련 자금은 세대당 최대 3억원, 주택 구입·신축은 최대 7500만원까지 융자(연 2%, 5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지원된다.
이 밖에도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해 농지를 임차할 경우 가구당 최대 100만원의 임차료를 지원하고 , 선도농가와 1:1로 매칭해 연수생에게 월 80만원을 지급하는 ‘신규농업인 현장실습교육’ 등을 통해 안정적인 영농 정착을 돕고 있다.
글·사진= 박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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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감을 믿지 마세요. 움직이면 덥고 가만히 있으면 추운 게 사람입니다. 저는 사람 안 믿습니다. 센서를 믿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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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병환, 그리고 빚더미 속 귀향= 오 씨의 20대는 ‘전기’와 함께였다.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며 20살 때부터 전기 일을 시작해 7년 넘게 현장을 누볐다. 그런 그가 2007년, 27살의 젊은 나이에 돌연 하동으로 내려왔다. ‘귀농 오션파라다이스예시 의 로망’ 때문이 아니었다. 생존을 위해서였다.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셨는데 당시 집안 사정이 자산보다 부채가 많았습니다. 이걸 해결하지 않으면 어머니가 당장 갈 곳이 없어지는 상황이었죠. 제 전세금까지 빼서 병원비 내고 나니 저도 갈 데가 없더군요. 그래서 결심했죠. ‘원래 40대 때 오려던 거, 20년 빨리 왔다 치자’고요.”
바다이야기디시 현실은 냉혹했다. 전기만 만지던 손으로 흙을 만지려니 막막함 그 자체였다. 그는 잠을 2~3시간으로 줄였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일본 농업 서적 등을 보며 공부했다.
“그땐 유튜브도 없던 시절이라 무작정 유명하다는 농가를 찾아가 자료를 구걸했습니다. 진주, 옥종, 수곡 등 딸기로 유명한 곳은 다 다녔죠. ‘제발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머리를 숙이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오명환 씨가 딸기 생육 상태를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박준영 기자/
오명환 씨가 딸기 생육 상태를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박준영 기자/
◇눈물의 폐기…코로나가 덮친 시련= 11동으로 시작한 농장을 24동까지 늘리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13년 전에는 가스 장해를 입어 하우스 절반을 갈아엎었고 최근 겪은 코로나19 팬데믹은 그에게 가장 큰 시련이었다.
“인력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웃돈을 줘도 사람이 안 와요. 딸기는 쏟아지는데 수확할 사람이 없으니 과숙되어 상품 가치가 떨어지더군요. 결국 하우스 9동의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멀쩡한 딸기를 눈앞에 두고 수확을 포기하는데 진짜 눈물이 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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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아서 트는 게 아닙니다. 습기를 빼려는 겁니다. 아침에 맺힌 이슬을 제거하고 딸기를 ‘까랑까랑한’ 상태로 만들어야 유통 과정에서 무르지 않고 곰팡이가 안 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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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겠다며 외딴곳으로 가서 혼자 농사짓지 마세요. 무조건 ‘단지(주산지)’로 가야 합니다. 딸기를 하려면 딸기 단지로, 포도를 하려면 포도 단지로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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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씨의 꿈은 ‘적정 기술’ 보급이다. “수천만원짜리 스마트팜은 고령의 농민들에게 무용지물입니다. 30만원 내외의 저렴한 비용으로 어르신들도 쉽게 쓸 수 있는 ‘보급형 자동화 장비’를 개발해 보급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도 농부의 길을 택하겠냐는 질문에 그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힘들지만 보람이 있습니다. 제 딸기를 먹고 맛있다고 전화 주시는 분들, 아빠 최고라고 해주는 아이들이 있으니까요. 이미 아들과 딸에게 물려줄 농장 이름(지우농장, 지수농장)까지 다 정해뒀습니다.”
☞ 하동군 귀농귀촌 지원책은
주택수리비 최대 1200만원
청년·중장년 정착금 지원
하동군은 주거 환경 개선부터 연령별 소득 보전, 창업 융자까지 단계별 맞춤형 귀농·귀촌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다.
먼저 주거 안정을 위한 지원이 눈에 띈다. ‘귀농·귀촌·귀향인 주택수리비 지원사업’을 통해 본인 명의 주택을 수리할 경우 가구당 최대 1200만원을 지원한다.
임대 주택 수리비는 최대 700만원, 주택 신축 시 설계비는 가구당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해 초기 정착의 가장 큰 걸림돌인 주거 부담을 완화했다.
연령대별로 세분화된 영농 정착 지원금도 마련돼 있다.
만 18세 이상 40세 미만의 ‘청년농업인’에게는 독립경영 연차에 따라 월 90만~110만원의 영농정착 지원금을 지급한다.
40세를 넘긴 만 40세 이상 50세 미만의 신규 농업인에게도 ‘취농직불제’를 통해 연간 최대 120만원을 바우처 방식으로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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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지가 확정되지 않은 경우 ‘귀농인의 집’에서 월 20만원(1인 기준)의 비용으로 최대 1년까지 임시 거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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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박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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