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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구름 탄 손오공처럼 가뿐히 땅으로 내려왔다. 9m 높이 옥상에서 스카이차(고소작업차)로 땅에 닿기까지 1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 1분도 채 안 걸리는 거리를 내려오는 데 600일이나 걸렸다. 애초부터 언제든 내려올 수 있었다. 억울함을 알리려 참고 또 참았을 뿐이다.
그래서일까. 박정혜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울었다. 스카이차에 탈 때, 광장에 가대현 주식
득찬 시민들을 볼 때, 그들을 향해 고개 숙일 때 자꾸만 울음이 터져나와 손수건으로 가렸다. 그저 회사의 ‘먹튀’를 바로잡고 싶었다. 노동자의 훼손당한 존엄을 되찾고자 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은 그도 몰랐다.
꽃을 든 시민들이 마주보며 울었다. 누군가 “박정혜, 수고했다”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하자”를 외쳤다. 그를 환영하는 인터넷황금성
비눗방울이 공중으로 흩어졌다. 스카이차가 바닥에 닿자 노조 조합원들이 달려나와 맞이했다. ‘이제부터 꽃길만 걷자’며 발에 검정색 새 신발을 신겼다. 그 신발을 신고 박 부지회장이 2025년 8월28일 오후 3시50분7초, 발을 내딛었다. 땅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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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일 동안 고공농성을 이어갔던 박정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수석부지회장이 2025년 8월29일 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컬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농성을 마치고 땅으로 내려오고 있다. 한겨레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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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일 만에 고공농성을 해제한 박정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수석부지회장이 2025년 8월29일 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컬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연대 시민들께 인사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신다은 기자
고공 내려오자마자 “투쟁 끝난 것 아냐”
600일 동안의 싸움은 구조조정에서 시작됐다. 일동시호가매수
본의 닛토덴코그룹은 2004년 구미에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세울 당시 50년 토지 무상 임대와 세금 감면 혜택을 받았다. 지역 일자리 창출을 고려한 특혜였으나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2019~2020년 직원 500명 중 400여 명을 구조조정했다. 급기야 2022년 12월 구미 공장에 불이 나자 노동자는 남겨두고 생산 물량만 경기 평택의 자회사(한국니토옵티칼)로 옮겼다. 이에 해고 노동자 7명은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공장 부지를 점거했고, 박 부지회장은 2024년 1월8일부터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했다.
“이제 내려오니까 땅을 밟았다는 게 실감이 나네요. 오늘이 내려가는 날이지만 위에 있으니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1년 8개월, 정말 오랜 시간 고공에서 농성할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무사히 땅에 내려올 수 있었던 이유는 저희 투쟁에 항상 함께해 주시는 동지들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이 정도로 많은 분들이 와 주실 거라 상상도 못했는데 이렇게 많이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승리해서 내려왔으면 더 좋았을 거지만, 그래도 제가 이 두 다리로 내려오게 해 준 우리 동지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아직까지 저희 투쟁이 끝난 게 아닙니다. 앞으로도 정부와 국회가 책임지고 저희 문제를 해결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더 이상 고공에 오르는 이가 없기 바라며 우리 노동자들이 정말 행복한 세상 살 수 있게, 제가 바라는 건 그것입니다.” 땅을 밟은 박 부지회장이 말했다.
그가 고공 농성을 끝내는 순간에도 투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재차 강조한 이유가 있다. 600일이 오기까지 수많은 기회가 있었으나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로 바뀌고도 석 달이 흘렀다. 대선을 치르던 6월3일 밤, 박 부지회장은 기대감에 잠을 설쳤다. ‘이제는 내려갈 수 있나보다’ 했다. 그러나 기대는 번번이 좌절로 돌아왔다. 시민 5만 명이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청문회를 열어달라는 국민 청원에 동의했으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8월이 다 가도록 이를 뭉갰다. 이 대통령은 8·15 광복 연설문에서도,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일본 기업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언급하지 않았다.
박정혜 부지회장이 600일 만에 고공농성을 해제한 2025년 8월29일, 김형수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고성·통영 조선하청 지회장(가운데)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의 허지희 사무장(왼쪽 두번째)이 박 부지회장을 기다리고 있다. 김형수 지회장은 2025년 3월15일부터 서울 중구 한화오션 본사 앞 철탑에서 97일 동안 고공 농성을 했고, 허 사무장이 있는 세종호텔지부 고진수 지부장은 2025년 2월13일부터 서울 중구 세종호텔 맞은편 도로 위에 설치된 지하차도 진입 차단시설에서 지금도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신다은 기자
농성장을 찾은 시민들도 복잡한 심정을 말했다. 600일을 버텨준 박 부지회장에 대한 고마움과 고용승계 약속도 없이 내려오게 만든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뒤엉켰다. “500일 지나면서부터 정혜 동지가 너무 많이 울었어요. 언제부턴가는 멍하니 표정도 없고. 너무 걱정되더라고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사람을 일단 살려야 하지 않겠나 싶었어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허지희 사무장이 말했다. “절반의 승리일지라도 제 눈으로 (박 부지회장이) 내려오는 걸 보고 싶었고요. 또 한편으로는 연대 시민들이 이렇게 많다는 걸 정부 관계자들과 정치인들이 좀 알고 어떻게든 뒤늦게라도 약속을 지켰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어요.” 연대 시민 ‘채소’가 말했다.
사태 해결 뭉개다가 기자회견엔 앞다퉈
현장을 찾은 정치인들은 뒤늦게 앞다퉈 말을 보탰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일터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은 600일 동안 나라가 없었다. 나라를 대신해 해고 노동자들과 함께해 주신 단체와 시민들께 정부를 대신하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주영 의원도 “닛토덴코를 향한 저항에 무한한 존경과 연민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을 떠난 것도 아니고 평택에 버젓이 공장을 가동 중인 닛토덴코에 대해 한국 정부와 국회가 그동안 아무런 조처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과 권영국 정의당 대표만 “더 열심히 투쟁했어야 했는데 죄송하다”, “그동안 정치는 여기 없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들에게 마이크를 넘겨받은 연대 시민이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솔직히 이렇게 하면 뭔가 바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희망텐트에 가고 희망뚜벅이에 함께하고 닛토옵티칼(평택 공장)에 뭐라도 들리게 하면 정부가 움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왜 이렇게까지 옵티칼 청문회가 오래 걸리는지, 우리는 5만 명 청원을 달성했는데 왜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지, 왜 잘못한 게 없는 사람들끼리 미안해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부부처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기자 여러분. 이 더운 날씨에, 그 추운 날씨에 박정혜 동지가 왜 600일을 보내야 했는지를 기억해 주십시오!” 그는 ‘말벌 동지’ 김민지씨다. 2025년 1월부터 틈나는 대로 수원과 구미를 오가며 박 부지회장의 식사를 챙겼다. 옆에서 싸움을 지켜봤기에 노조가 느꼈을 외로움도 잘 안다.
뒤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김진숙 지도위원도 정치인들을 마주보고 서서 일갈했다.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려본 적 있으십니까. 처절하게 외로워본 적 있으십니까. 감히 위로할 수도 없는 처절한 눈물이 있다는 걸 아십니까. 정말 잘 웃고, 늘 웃던 박정혜 동지가 500일이 넘어서면서는 늘 울었습니다. 희망텐트도 끝나고 희망뚜벅이도 끝나고 광장도 닫히고 희망버스도 끝난 후였습니다. 스마트폰도 있고 전화번호부엔 수백 개의 번호도 있는데 왜 그토록 외로웠을까요? 박정혜는 누구를 기다렸을까요?”
장내가 숙연해졌다. 김 지도위원이 뒤이어 소리쳤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지만, 지연된 희망은 반드시 희망이어야만 합니다. 600일을 싸웠던, 사력을 다했던 한 인간의 모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3년을 싸웠던 박정혜, 소현숙, 최현환, 이희은, 정나영, 배현석의 모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옵티칼 투쟁은 끝난 게 아니라 고공에서 땅으로, 좁은 곳에서 넓은 곳으로 투쟁의 장소가 바뀌는 것 뿐입니다. 이제 약속대로 민주당과 정부가 박정혜의 투쟁을 이어주십시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오른쪽)이 현장을 찾은 고용노동부 장관과 민주노총 간부들, 국회의원들을 향해 발언문을 읽고 있다. 김 지도위원은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조직부장의 고공농성을 알리기 위해 경북 구미에서 서울까지 도보 행진을 여러 차례 했다. 신다은 기자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이 600일로 고공농성을 해제한 2025년 8월29일 영등포산업선교회 수녀들이 박 부지회장에게 줄 꽃다발과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신다은 기자
시민들이 강조한대로 남은 과제는 당정의 몫이 됐다. 박 부지회장의 고공 해제를 계기로 정부여당은 △옵티칼하이테크 문제 해결을 위한 당-정-노 티에프(TF)를 꾸리고 △외투기업 ‘먹튀’ 방지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주영 의원은 “외투 기업이 노동자를 배신하고 팽개치는 부분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겠다”며 “당과 정부, 대통령실, 노동계가 함께 TF를 꾸리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노동부 장관이 가진 권한을 아끼지 말고 이 문제 조속히 해결하는 데 전력을 다하라”고 김영훈 장관에게 지시했다.
박 부지회장의 투쟁은 외국투자기업의 고용 ‘먹튀’ 관행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투자기업의 직원 고용 규모는 83만 명에 달한다. 구미 공단에도 다른 일본 외투기업이 여전히 있다. “600일 동안 하늘 위에서 싸워온 박정혜 동지는 우리 모두의 희망이자 투쟁의 상징이었습니다. 그 고통의 시간은 한국옵티칼 노동자의 억울함을 세상에 알렸고 정의와 책임을 외면한 자들에게는 부끄러움을 안겼습니다. 이제 우리는 고공농성을 해제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입니다. 고공에서의 투쟁은 땅의 투쟁으로 이어집니다. 이제는 땅에서 더 치열하게 더 넓게 싸울 것입니다.”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지회장이 말했다.
구미(경북)=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그는 구름 탄 손오공처럼 가뿐히 땅으로 내려왔다. 9m 높이 옥상에서 스카이차(고소작업차)로 땅에 닿기까지 1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 1분도 채 안 걸리는 거리를 내려오는 데 600일이나 걸렸다. 애초부터 언제든 내려올 수 있었다. 억울함을 알리려 참고 또 참았을 뿐이다.
그래서일까. 박정혜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울었다. 스카이차에 탈 때, 광장에 가대현 주식
득찬 시민들을 볼 때, 그들을 향해 고개 숙일 때 자꾸만 울음이 터져나와 손수건으로 가렸다. 그저 회사의 ‘먹튀’를 바로잡고 싶었다. 노동자의 훼손당한 존엄을 되찾고자 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은 그도 몰랐다.
꽃을 든 시민들이 마주보며 울었다. 누군가 “박정혜, 수고했다”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하자”를 외쳤다. 그를 환영하는 인터넷황금성
비눗방울이 공중으로 흩어졌다. 스카이차가 바닥에 닿자 노조 조합원들이 달려나와 맞이했다. ‘이제부터 꽃길만 걷자’며 발에 검정색 새 신발을 신겼다. 그 신발을 신고 박 부지회장이 2025년 8월28일 오후 3시50분7초, 발을 내딛었다. 땅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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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일 동안 고공농성을 이어갔던 박정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수석부지회장이 2025년 8월29일 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컬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농성을 마치고 땅으로 내려오고 있다. 한겨레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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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일 만에 고공농성을 해제한 박정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수석부지회장이 2025년 8월29일 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컬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연대 시민들께 인사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신다은 기자
고공 내려오자마자 “투쟁 끝난 것 아냐”
600일 동안의 싸움은 구조조정에서 시작됐다. 일동시호가매수
본의 닛토덴코그룹은 2004년 구미에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세울 당시 50년 토지 무상 임대와 세금 감면 혜택을 받았다. 지역 일자리 창출을 고려한 특혜였으나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2019~2020년 직원 500명 중 400여 명을 구조조정했다. 급기야 2022년 12월 구미 공장에 불이 나자 노동자는 남겨두고 생산 물량만 경기 평택의 자회사(한국니토옵티칼)로 옮겼다. 이에 해고 노동자 7명은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공장 부지를 점거했고, 박 부지회장은 2024년 1월8일부터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했다.
“이제 내려오니까 땅을 밟았다는 게 실감이 나네요. 오늘이 내려가는 날이지만 위에 있으니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1년 8개월, 정말 오랜 시간 고공에서 농성할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무사히 땅에 내려올 수 있었던 이유는 저희 투쟁에 항상 함께해 주시는 동지들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이 정도로 많은 분들이 와 주실 거라 상상도 못했는데 이렇게 많이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승리해서 내려왔으면 더 좋았을 거지만, 그래도 제가 이 두 다리로 내려오게 해 준 우리 동지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아직까지 저희 투쟁이 끝난 게 아닙니다. 앞으로도 정부와 국회가 책임지고 저희 문제를 해결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더 이상 고공에 오르는 이가 없기 바라며 우리 노동자들이 정말 행복한 세상 살 수 있게, 제가 바라는 건 그것입니다.” 땅을 밟은 박 부지회장이 말했다.
그가 고공 농성을 끝내는 순간에도 투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재차 강조한 이유가 있다. 600일이 오기까지 수많은 기회가 있었으나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로 바뀌고도 석 달이 흘렀다. 대선을 치르던 6월3일 밤, 박 부지회장은 기대감에 잠을 설쳤다. ‘이제는 내려갈 수 있나보다’ 했다. 그러나 기대는 번번이 좌절로 돌아왔다. 시민 5만 명이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청문회를 열어달라는 국민 청원에 동의했으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8월이 다 가도록 이를 뭉갰다. 이 대통령은 8·15 광복 연설문에서도,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일본 기업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언급하지 않았다.
박정혜 부지회장이 600일 만에 고공농성을 해제한 2025년 8월29일, 김형수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고성·통영 조선하청 지회장(가운데)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의 허지희 사무장(왼쪽 두번째)이 박 부지회장을 기다리고 있다. 김형수 지회장은 2025년 3월15일부터 서울 중구 한화오션 본사 앞 철탑에서 97일 동안 고공 농성을 했고, 허 사무장이 있는 세종호텔지부 고진수 지부장은 2025년 2월13일부터 서울 중구 세종호텔 맞은편 도로 위에 설치된 지하차도 진입 차단시설에서 지금도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신다은 기자
농성장을 찾은 시민들도 복잡한 심정을 말했다. 600일을 버텨준 박 부지회장에 대한 고마움과 고용승계 약속도 없이 내려오게 만든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뒤엉켰다. “500일 지나면서부터 정혜 동지가 너무 많이 울었어요. 언제부턴가는 멍하니 표정도 없고. 너무 걱정되더라고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사람을 일단 살려야 하지 않겠나 싶었어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허지희 사무장이 말했다. “절반의 승리일지라도 제 눈으로 (박 부지회장이) 내려오는 걸 보고 싶었고요. 또 한편으로는 연대 시민들이 이렇게 많다는 걸 정부 관계자들과 정치인들이 좀 알고 어떻게든 뒤늦게라도 약속을 지켰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어요.” 연대 시민 ‘채소’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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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찾은 정치인들은 뒤늦게 앞다퉈 말을 보탰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일터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은 600일 동안 나라가 없었다. 나라를 대신해 해고 노동자들과 함께해 주신 단체와 시민들께 정부를 대신하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주영 의원도 “닛토덴코를 향한 저항에 무한한 존경과 연민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을 떠난 것도 아니고 평택에 버젓이 공장을 가동 중인 닛토덴코에 대해 한국 정부와 국회가 그동안 아무런 조처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과 권영국 정의당 대표만 “더 열심히 투쟁했어야 했는데 죄송하다”, “그동안 정치는 여기 없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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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김진숙 지도위원도 정치인들을 마주보고 서서 일갈했다.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려본 적 있으십니까. 처절하게 외로워본 적 있으십니까. 감히 위로할 수도 없는 처절한 눈물이 있다는 걸 아십니까. 정말 잘 웃고, 늘 웃던 박정혜 동지가 500일이 넘어서면서는 늘 울었습니다. 희망텐트도 끝나고 희망뚜벅이도 끝나고 광장도 닫히고 희망버스도 끝난 후였습니다. 스마트폰도 있고 전화번호부엔 수백 개의 번호도 있는데 왜 그토록 외로웠을까요? 박정혜는 누구를 기다렸을까요?”
장내가 숙연해졌다. 김 지도위원이 뒤이어 소리쳤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지만, 지연된 희망은 반드시 희망이어야만 합니다. 600일을 싸웠던, 사력을 다했던 한 인간의 모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3년을 싸웠던 박정혜, 소현숙, 최현환, 이희은, 정나영, 배현석의 모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옵티칼 투쟁은 끝난 게 아니라 고공에서 땅으로, 좁은 곳에서 넓은 곳으로 투쟁의 장소가 바뀌는 것 뿐입니다. 이제 약속대로 민주당과 정부가 박정혜의 투쟁을 이어주십시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오른쪽)이 현장을 찾은 고용노동부 장관과 민주노총 간부들, 국회의원들을 향해 발언문을 읽고 있다. 김 지도위원은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조직부장의 고공농성을 알리기 위해 경북 구미에서 서울까지 도보 행진을 여러 차례 했다. 신다은 기자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이 600일로 고공농성을 해제한 2025년 8월29일 영등포산업선교회 수녀들이 박 부지회장에게 줄 꽃다발과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신다은 기자
시민들이 강조한대로 남은 과제는 당정의 몫이 됐다. 박 부지회장의 고공 해제를 계기로 정부여당은 △옵티칼하이테크 문제 해결을 위한 당-정-노 티에프(TF)를 꾸리고 △외투기업 ‘먹튀’ 방지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주영 의원은 “외투 기업이 노동자를 배신하고 팽개치는 부분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겠다”며 “당과 정부, 대통령실, 노동계가 함께 TF를 꾸리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노동부 장관이 가진 권한을 아끼지 말고 이 문제 조속히 해결하는 데 전력을 다하라”고 김영훈 장관에게 지시했다.
박 부지회장의 투쟁은 외국투자기업의 고용 ‘먹튀’ 관행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투자기업의 직원 고용 규모는 83만 명에 달한다. 구미 공단에도 다른 일본 외투기업이 여전히 있다. “600일 동안 하늘 위에서 싸워온 박정혜 동지는 우리 모두의 희망이자 투쟁의 상징이었습니다. 그 고통의 시간은 한국옵티칼 노동자의 억울함을 세상에 알렸고 정의와 책임을 외면한 자들에게는 부끄러움을 안겼습니다. 이제 우리는 고공농성을 해제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입니다. 고공에서의 투쟁은 땅의 투쟁으로 이어집니다. 이제는 땅에서 더 치열하게 더 넓게 싸울 것입니다.”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지회장이 말했다.
구미(경북)=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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