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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착각했다. 자동차 안이 아니라 바닷가로 여겨져서다.

일반 사운드 모드를 선택한 뒤 영국의 가수 에드 시런의 대표곡 ‘Shape of You’를 틀자 귀에 쏙쏙 박히면서 몸을 가볍게 들썩이게 만드는 비트가 경쾌한 파도처럼 다가왔다.
‘서라운드 모드’로 바꾸자 더 커지고 풍성해진 파도가 밀려온다. 14개의 스피커가 제각각 노는 게 아니라 중심축을 잘 잡아주며 귀 전체에 풍성한 음을 제공한다.
‘시네마 모드’는 압권이다. 거대한 파도 안으로 파고 들어간 서스윙매매기법
퍼처럼 격랑 속으로 빠져든 느낌이다. 사방에서 나를 향해 파도가 몰려온다.
공간을 꽉 채우는 비트는 웅장한 진동으로 진화해 온 몸에 전달된다. ‘이(耳)맛’에 막귀도 ‘득음’하는 기쁨을 맛보게 해준다.
파도로 거듭난 사운드는 거칠지도 두렵지도 않다. 오히려 쾌감을 샘솟게 한다. RPM(엔진의 분당 회전수)이 아닌 BPM(엠피씨 주식
심장박동수)을 뛰게 만든다.



신형 넥쏘 [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지난 3일 서울 성동구에 마련된 현대차 신형 넥쏘 사운드 체험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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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최초로 신형 넥쏘에 탑재된 ‘오디오 바이 뱅앤올룹슨(Audio by Bang & Olufsen)’을 체험하기 위해서다. 시승(試乘)이 아닌 시음(試音)이다.
오디오 바이 뱅앤올룹슨은 삼성전자가 인수한 카오디오업계의 거인인 하만 인터내셔널과 현대차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두 회사가 제네시스에 탑재한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과는 같으대동기어 주식
면서도 다른 매력을 지녔다.
현대차그룹 사운드를 담당하는 그렉 시코라(Greg Sikora) 하만 오토모티브 글로벌 ASE 총괄은 “제네시스에 적용된 뱅앤올룹슨은 청각과 시각을 통해 우아하고 세심하고 세련된 프리미엄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넥쏘에 최초로 채택한 오디오 바이 뱅앤올룹슨은 청각에황금성게임어플
주력하며 부드럽고 포근한 사운드에 주력한다”고 설명했다.



김동진 현대차 인포테인먼트 사운드개발팀장(왼쪽)과 그렉 시코라(Greg Sikora) 하만 오토모티브 글로벌 ASE 총괄 [사진제공=하만]



넥쏘만을 위한 사운드 개발 과정은 쉽지 않았다. 자동차 내부는 집과 달리 음질 좋은 사운드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온도 변화가 큰데다 진동과 외부 소음이 유입되고 내부 인테리어에 적용된 다양한 소재도 균질한 사운드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좁은 차 내부에서 소리가 난반사되는데다 스피커를 움직일 수 있는 홈 오디오 시스템과 달리 스피커를 고정된 상태로 놔둬야 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게다가 신형 넥쏘는 7년 만에 완전 변경된 수소연료전기차이자 현대차그룹 차종 중 가장 미래 지향적이라는 상징성을 지녔기에 그에 걸 맞는 사운드를 제공해야 한다는 임무도 부여받았다.
신형 넥쏘는 기존 모델과는 공통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확 바뀐데다 수소전기차이기에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물론 기아가 내놨던 기존 차종과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했다.
임무 수행은 기계, 전자, 컴퓨터, 보안, 작곡, 사운드 튜닝 등을 담당하는 전문가이자 예술가 50명으로 구성된 현대차 인포테인먼트 사운드개발팀이 담당했다.
세계 최초로 차량의 노면소음을 능동적으로 제거하는 기술과 전기차 전용 가상 엔진 사운드를 개발한 바로 그 팀이다. ‘소음은 죽이고 소리는 죽여주게’ 만드는 ‘사운드계의 연금술사’다.



오디오 바이 뱅앤올룹슨 사운드를 소개하고 있는 김동진 현대차 인포테인먼트 사운드개발팀장 [사진제공=하만]



김동진 사운드개발팀장은 “친환경과 미래지향적이라는 넥쏘 콘셉트에 부합하도록 깨끗하고 직관적이면서 디지털 감성도 충족시켜주는 사운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만과 긴밀히 협업해 넥쏘의 주요 고객층인 젊은 세대의 감성을 반영해 댄스와 EDM 같이 에너지가 넘치는 음악은 물론 재즈나 클래식처럼 섬세한 표현력이 필요한 장르까지 포괄할 수 있는 사운드를 선보였다”며 “젊은 세대의 디지털 경험에 최적화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도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두 팀은 콘서트홀이나 영화관에 가지 않고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을 통해 음악과 영화를 즐기는 젊은 세대를 위해 특화된 사운드 모드도 개발했다. ‘시네마 모드’다.
시음 행사장에서 영화 ‘탑건:매버릭’을 통해 현대차와 하만이 자랑하는 시네마 모드를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다.
F/A-18 슈퍼호넷으로 핵 시설을 폭파시킨 뒤 날아오는 미사일을 상대하는 장면이다. 미사일이 날아가는 방향을 따라 박진감 넘치는 소리도 움직였다.
슈퍼 호넷이 파괴될 때는 폭음과 함께 파동이 공간을 장악하며 온몸에 진동을 전달했다. 과장을 좀 더 보태면 4D 영화관 뺨쳤다.



신형 넥쏘 실내 [사진출처=현대차]



단순한 이동수단에 머물렀던 자동차는 음향·영상 기술 발전에 힘입어 ‘달리는 콘서트홀·영화관’으로 거듭났다.

하만과 현대차는 더 나아가 사랑방처럼 아담하고 아늑하며 다른 사람들과 오순도순 대화할 수 있는 디지털 생활공간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넥쏘에 적용된 오디오 바이 뱅앤올룹슨은 청각을 넘어 오감까지 만족시키는 ‘바퀴달린 사랑방’을 향한 두 회사의 첫 성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