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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반려동물의 건강을 생각해 선택한 영양제, 과연 믿을 수 있을까. 과학적 데이터를 앞세운 한 영양제(보조제) 브랜드가 기존 논문을 조합해 제품 효과를 홍보해 온 방식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며, 소비자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이 브랜드는 '반려동물 수명 연구', '6개월 변화 데이터' 등 과학적 용어를 앞세워 제품을 홍보해 온 반려동물 영양제 기업 로얄하운드(Loyal hound)다. 실제로는 완제품에 대한 임상 연구 없이 원료 논문 내용을 조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제품별 차트신공
'6개월 변화' 데이터라더니…원료 논문 짜깁기
5일 뉴스1이 입수한 제보에 따르면, 로얄하운드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반려동물 생애주기 기반 맞춤형 포뮬러' 제품군을 소개하며 건강 개선 효과를 입증한 듯한 다양한 표, 시각 자료 등을 게시해 왔다. 모든 제품이 본사 연구법인 '로얄 HL 바이오 랩스'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됐다럭키세븐
고 안내돼 있다. 해당 연구 결과는 '6개월 변화 데이터, 반려동물 수명 R&D'란 제목으로 소개돼 있어 소비자는 이를 실제 제품의 연구 결과로 오해할 수 있는 표현이다.



로얄하운드는 '6개월 변화 데이터, 반려동물 수명 R&D'란 제목으로 제품의 연구결과를 게시하고 있다(MDS테크 주식
로얄하운드 공식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하지만 뉴스1 취재 결과, 공개된 연구자료는 자사 제품에 대한 임상 결과가 아닌 원료 성분 관련 기존 논문에서 발췌·재구성한 내용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로얄하운드가 직접 수행한 임상 연구나 과학적 실험 자료는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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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하운드 홈페이지 성년기 포뮬러 제품 연구결과에 소개된 연구 결과(왼쪽)와 실제 논문 내용(다학제 디지털출판연구소 MDPI에 올라와 있는 '아토피 피부염 마우스 모델에서 신바이오-글루칸의 항염증 및 면역 조절 효과' 논문 중 일부) ⓒ 뉴스1

급등주포착

더구나 로얄하운드가 인용한 일부 논문의 저자들은 자신의 연구가 특정 제품의 홍보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한 국내 논문 저자는 "제품 홍보에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당혹스러움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뉴스1은 로얄하운드 측에 연구 결과의 짜깁기 의혹에 대해 질문했으나 공식적인 답변은 받지 못했다.
'100만 마리 생애 데이터' 주장에 수의계 "존재 자체가 불가능"
로얄하운드는 특히 자사 제품을 "반려동물 100만 마리 생애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했다"고 강조하며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한 수의사가 로얄하운드의 후원을 받아 제작한 영상을 보면, 이 업체는 전 세계 반려동물 보험사로부터 확보한 생애(수명) 데이터 100만 건으로 포뮬러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로얄하운드 소개 영상. 로얄하운드의 제품은 수명 데이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소개하고 있다. 해당 유튜브 채널명은 '24시 동물종합센터로' 동물병원처럼 보이지만, 해당 이름을 가진 동물병원은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다(유튜브 채널 갈무리). ⓒ 뉴스1


그러나 수의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반려동물 생애 데이터는 전무하다. 반려동물은 통상 아플 때 동물병원에 가기 때문에 건강한 생애 동안 정기 검진을 통해 데이터를 얻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사람과 달리 공적 보험도 없다.
이 때문에 SNU반려동물검진센터 이사장인 성제경 서울대학교 교수는 서울시수의사회와 간담회 등에서 "전 세계적으로 반려동물 생애전주기 데이터가 없어서 이를 확보하기 위해 비영리법인인 건강검진센터를 설립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반려동물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 업계에서도 생애주기 전체 데이터를 확보한 사례는 없다"며 "100만 마리의 생애 데이터가 존재한다면 전 세계적으로도 공유될 가치가 있는 자산"이라고 말했다.
전문직 유튜버까지 가세…"소비자 신뢰 악용 우려"



로얄하운드는 수의사, 약사 등 유튜버를 통해 기업 및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이미지투데이). ⓒ 뉴스1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로얄하운드 측은 '임상 데이터 기반', '과학적으로 설계된 포뮬러' 등의 문구를 내세워 유튜브 등에서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수의사·약사 등 전문직 유튜버들의 영상에서 해당 표현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에 대해 제품 홍보에 참여한 수의사 A 씨는 뉴스1에 "완제품 기준 임상시험을 완료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련 논문도 전달받아 직접 꼼꼼히 검토한 뒤 홍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로얄하운드 측은 자사 공식 채널에서 해당 임상시험 결과를 별도로 공개하고 있지 않다. 전문가 신분을 내세운 이 같은 광고 행위는 소비자의 신뢰를 악용할 소지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얄하운드 서울 시내버스 광고 ⓒ 뉴스1 한송아 기자


게다가 로얄하운드는 서울 시내버스 광고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마치 영국에 기반을 둔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처럼 자사를 홍보하고 있다. 로얄하운드 제품이 인기가 많아 재고가 없어서 못 사는 것처럼 홍보하는 온라인 콘텐츠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로얄하운드의 영국 내 공식 홈페이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 계정 외에 별도 정보도 확인되지 않았다. 뉴스1이 영국에서 근무하는 수의사에게 문의한 결과 "로얄하운드 기업에 대해 들어본 적도, 제품을 본 적도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로얄하운드 제품이 아마존에 등록돼 있지만, 등록된 리뷰는 단 4개에 불과하며 모두 동일한 날짜에 작성돼 신뢰성 논란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과 관계자는 "유튜버가 경제적 대가를 받고 제품을 홍보했다면 '광고'로 간주할 수 있으며,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는 별도 조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성분도 흔한데 가격은 프리미엄…"과장된 마케팅에 속지 말아야"



로얄하운드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려진 제품들(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제품 구성 성분에 대한 의문도 잇따른다. 국내에서 반려동물 영양제를 개발·유통하는 A사 대표는 "로얄하운드 제품에 사용된 원료는 대부분 기존 시장에서 흔히 쓰이는 일반 성분들"이라며 "특허 원료나 차별화된 원료가 없지만 가격은 고가에 형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국 글로벌 기업에서 만든 제품이라면서 원료사나 제조원, 성분 함량 등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하는 기업치고는 투명성이 심각하게 결여돼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내 대학의 한 반려동물학과 영양학 교수는 "이들이 말하는 포뮬러의 배합이 '기업 비밀'이라 할지라도 최소한 완제품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입증한 독립적인 실험 결과가 있어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방식은 소비자가 성분의 효과나 독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어, 건강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경고했다. [해피펫]
badook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