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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25-08-08 05:55 조회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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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지워버린 흑. 중복되고 거의 표정임에도 얘기하면천안에 새집을 지었던 아빠는 그 집 옆에 엄마를 위한 문화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 부모님은 50살 이후, 두 번째 삶을 살기 위해 서울에서 독립해 천안으로 갔다. 그곳에서 ‘시안 CYAN’이라는 이름의 공간을 만들었다. 천안 광덕산 초입의 호두마을에 자리 잡은 전혀 다른 느낌의 집 두 채, 그 안에서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새롭게 시작되고 있다.
초안, 초심과 광덕산의 푸른 숲과 대비되는 바다의 이미지를 담아 ‘시안 CYAN’으로 이름 지었다. 시안은 계속 변하고, 완성되어 가는 공간이다. 오는 사람들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고, 공간에 대한 애정이 담긴 대화가 오간다.
그렇게 북스테이를 오픈하고, 공방에서 도 위례 호반 베르디움 자기 클래스를 열고, 갤러리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완성된 무언가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의 꿈을 응원하고 수많은 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공간으로 성장하고 있다. 공간과 그 안에 담긴 한 가족의 이야기를 소개해보려 한다.
부모님은 고향을 떠나 서울로 온 사람들이다. 가난한 대학생이었던 둘은 서울에 자리 잡기 위해 그림을 그리다가 교사가 근로자주택전세자금대출 되고, 법을 공부하다가 은행에 취직했다. 그리고 나와 동생이 자라기까지 30여 년을 서울에서 살았다.
내가 중학교 때 아빠는 퇴직하면 서울을 떠날 거라며, 천안 호두마을에 덜컥 땅을 샀다. 뒤이어 붉은 고벽돌로 두 층을 합쳐 15평 남짓의 작은 집을 지었다. 벌써 10년이 훌쩍 넘은 일이다. 나와 동생이 대학생이 되어 가는 동안 텅 빈 사금융연체대출 집은 살림살이로, 마당은 제철 음식이 나는 주말농장으로 채워졌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는 서울에서의 삶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 상상할 수 있는 휴식처가 있다는 게 든든했다. 비슷한 시기에 부모님은 이른 퇴직을 준비하고 있었고, 천안은 휴식처를 넘어서 남은 삶을 설계할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처음부터 집을 하나 더 지을 생각 국민은행 신혼부부전세자금대출 은 아니었다. 아빠는 퇴직 후 심심함을 달래기 위한 활동들을 했다. 티비를 보고 골프를 쳤다. 분명히 자유로웠는데, 뭔가에 매인 듯 답답해 보였다. 그런데 천안에만 가면 생기가 돌았다. 산의 온갖 나물들을 캐고 이웃과 한문 공부를 하고 서로의 호를 지어 부르며 막걸리를 마셨다.



우리투자증권 미술 교사였던 엄마는 ‘나만의 작업 공간’을 갖겠다는 꿈을 실천에 옮겼다.


엄마가 이어서 퇴직했고, 아빠의 천안 사랑에 종종 같이 내려가서 쉬고 왔다. 둘은 각자만의 방법으로 자연을 즐겼다. 엄마는 항상 새로운 걸 떠올리고,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이었다. 퇴직 후 주어질 빈 시간들이 오랜 교직 생활 끝에 온 선물같이 느껴졌다. 그런 엄마에게 천안의 넓은 땅은 무엇이든 그릴 수 있는 흰 도화지처럼 보였다.
그렇게 모든 미대생들의 꿈인 ‘나만의 작업 공간’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퇴직금으로 집을 짓기 시작했다. 턴키로 지어진 집의 열쇠만 받는 방식이 아니라, 직영으로 단계별 고용과 의사결정을 직접 하기로 했다. 고생길이 활짝 열렸다.
청소, 가격 협상, 자재 관리 등 처음 마주한 것들이 너무 많았다. 잘못된 방수 공사를 다시 하고, 여름 더위에 벽돌을 쌓는 일정이 지지부진하게 늘어졌다. 중간에 돈도 똑 떨어졌다. 그렇게 6개월이면 올라갈 작은 집이 1년이 훌쩍 넘게 완성되지 않았다.
건축 일을 하는 외삼촌, 근처에 사는 작은아빠, 이웃 사람들까지 모두의 근심과 관심 속에서 긴 건축 과정이 이어졌다. 그렇게 수많은 고생과 고민 끝에는 정말 달콤한 성취가 있었다. 모두가 “고급스럽다” “감각적이다”라는 감탄사를 내뱉는 멋진 공간이 완성됐다.
누군가는 필로티 구조 밑에서 이루어지는 작은 음악회를 상상하고, 또 다른 사람은 흰 벽면에 영사기를 쏴서 숲속 영화관을 만들라고 했다. 아이보리색 벽돌로 만든 아치 아래에서는 스몰 웨딩이 잘 어울린다고 했다.
그리고 그런 우여곡절과 흘러가는 생각들을 기록하다 보니, 나는 작가가 됐다. 머리가 희끗한 부모님이 생고생을 하는데, 딸로서 기록이라도 남기고 싶었다. 글을 보고 EBS ‘건축탐구-집’에서 두어 번 섭외 요청이 왔고, 방송 후 ‘시안 CYAN’은 ‘티비에 나온 그 집’이 되었다.
딸 박세희(귤껍질 작가)
‘그립습니다·사랑합니다·자랑합니다·고맙습니다·미안합니다’ 사연 이렇게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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