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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25-08-07 07:31 조회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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섞어 받았다. 수 지금까지 간다. 처음이었다. 을파이락시스가 제작한 게임 문명 7(2025). 플레이어는 로마·이집트·페르시아 등 자신만의 국가를 선택해 지도자로 플레이한다. 전쟁·외교·교역·개척 등을 통해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다. /유튜브 캡쳐


한때 파이락시스가 제작한 전략 게임 ‘문명’에 빠졌던 사람이라면 ‘제국’이라는 단어에 알 수 없는 쾌감을 느꼈을 것이다. 개척자 유닛으로 시작해 옆 문명들을 차근차근 점령해가며 강력한 제국으로 성장할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모 정치인에 따르면 세상은 키보드 밖에 있다지만 이때만큼은 비디오 게임이 내 삶의 전부다.
스타워즈 팬이라면 영화 ‘제국의 역습’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악당이지만 마냥 싫어할 수만은 없는 다스 베이더의 대구유니온저축은행 매력이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제국의 역습’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다스 베이더 테마곡인 ‘임페리얼 마치(Imperial March)’는 모두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솔직히 제국군과 반군 중 어느 편을 응원해도 이상하지 않다.
제국은 종종 부와 권력을 연상시키지만, 제국이라고 좋기만 한 건 아니다. 영국에서 유학할 때 현지 친구들이 제약영업 하던 자조적 농담이 있다. “제국이랍시고 남의 나라에서 온갖 향신료와 재료를 빼 왔는데 음식은 왜 이 모양이야.” 대영제국의 유산은 치킨 티카 마살라가 아니라 생선과 감자(피시앤드칩스)란 얘기다. 영혼 없는 위로를 해 주기도 벅찬 셀프 팩트 폭행이다.
미국 친구들이 묘사하는 ‘제국’은 늘 사악한 집단이었다. 제국은 곧 피지배층의 피와 눈 본인신청 물로 발전한, 불의의 화신 그 자체였다. 그럼에도 이들 역시 한 가지에는 대체로 동의한다. 제국의 팽창과 근대화·산업화는 분리할 수 없다.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도 세계는 분명히 바뀌었고, 우리는 그 안에서 살고 있다. 제국이 만든 세계다. 역사란 그렇게 복잡하다.
그래서 김민석 국무총리의 최근 발언이 더욱 흥미로웠다. “우리나라는 제국적 솔로몬 마인드가 부족하다.” 이런 문제의식보다도 흥미로운 건 뒤따른 처방이었다. “미국을 한국의 14번째 자치단체라고 보는 공격적인 관점을 가질 때가 됐다”는 발언은 ‘제국’의 함의를 깊게 고민한 결과물일까? 어디서 접하신 용어를 한번 멋들어지게 써 보신 걸까?
국제 정치에서 ‘제국을 운영해 본 나라’와 그러지 못한 국가들의 차이는 확연하다. 전 인천실매물 자가 세계를 더 넓고 깊게 보는 경향이 있다. 나라 밖, 지역 밖의 일을 ‘남의 일’이라고 치부하는 일도 적다. 세계 지도를 하나의 체스판으로 보는 실력만큼은 탁월하다. 제국을 운영해본 나라에는 지정학이 이론이 아니라 본능이다. 총리님도 그런 취지의 말씀이었다고 이해하고 싶다.
그런데 “미국을 한국의 자치단체로 봐야 한다”는 신기한 발상보다는 “대만해협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인식을 버리는 것이야말로 ‘제국적 마인드’를 향한 첫걸음 아닐까. ‘제국’이라는 개념 자체가 구역과 지역 간의 연계성을 내포한다. 게임 ‘문명’에서 그렇듯, 옆 문명에서 유닛을 생산해내면 내 문명도 분주해진다.
그래서 총리께서 듣는 사람 재밌으라고 농담하신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마침 대한민국의 광역자치단체는 총 17개다 (북한의 최상위 행정 단위가 13개다). 아무리 따져봐도 한국의 ‘14번째 자치단체’는 나올 수가 없다. 이건 농담이다. 농담으로 말씀하신 게 확실하다.
“미국을 한국의 14번째 자치단체로 생각하자”는 대한민국 국무총리의 제안을 미국 친구들에게 공유했더니, 돌아온 답이 냉정하다. “그건 제국적 사고가 아니라 그냥 제국주의 아니야?”
웃으라고 한 말에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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