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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미일 정상이 첫 정상회담에서 동맹의 황금기를 공언하며 결속을 다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맞춤형 선물 보따리'를 안겨줬다.
아베 회고하며 말문 연 다카이치…'트심' 작심 겨냥

다카이치 총리는 28일 도쿄 미나토 영빈관 미일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총리를 거론, "오래 이어진 우정에 감사드린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아베 표적 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생전 브로맨스를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아베 전 총리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다이내믹한 외교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태국·캄보디아 휴전과 가자 휴전 합의 등 최근 외교 치적을 거론하고 "세계 평화와 안정에 대한 헌신을 높이 평가한다"라고 했다.
2022년 사망한 아베 전 회사내규에 따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수차례 골프를 칠 정도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 사후에 여러 차례에 걸쳐 그를 "멋진 남자", "위대한 친구"라고 회고한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첫 만남에서 고인이 된 아베 전 총리를 거론한 것은 이런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의 후계자'라는 인상을 심어 보금자리론 자격 주며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한 친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정상회담 이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겨냥한 맞춤형 선물도 안겼다. 트럼프 대통령 1기 임기 시절 함께 라운딩한 이력이 있는 자국 골프 스타 마쓰야마 히데키의 사인이 담긴 골프백을 건넨 것이다.
아울러 골프공을 금박 처리한 '황금 골프공'과 아베 전 총리가 사용 새마을금고 금리비교 하던 골프 퍼터도 선물했다. 미일 동맹 '황금 시대'의 상징이자 생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금장 골프채를 선물했던 아베 전 총리의 행보를 잇는 선물이다.
이밖에 이날 회담이 열린 영빈관 바깥에 미국 차 업체인 포드의 픽업트럭을 배치하고, 오찬에 미국산 쌀과 쇠고기를 올리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세심한 연출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가 돋보였다.



[도쿄=AP/뉴시스]28일 일본 도쿄 영빈관 앞에 포드 F-150 트럭이 주차돼 있다. 2025.10.28.


트럼프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관세 합의는 일단 유지

일본 측의 정성에 트럼프 대통령도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나는 언제나 일본에 엄청난 사랑과 존중을 품고 있었다"라며 "이 관계는 어느 때보다 강력해질 것이며, 당신과 협력하기를 고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또 "언제든 질문, 의심, 원하는 것이나 선호 또는 필요로 하는 것이 있다면 나는 일본을 도울 수 있다"라며 "우리는 가장 강력한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가장 훌륭한 총리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에서도 아베 전 총리는 빠지지 않았다. 그는 "아베 신조는 내게 훌륭한 친구였다"라며 2022년 총기 피살이 "매우 충격적이었다"라고 슬픔을 표했다. 아베 전 총리에게 다카이치 총리 얘기를 들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아베)는 우리가 만나기 오래전부터 당신(다카이치)에 대해 매우 좋게 이야기했다"라며 "당신이 총리가 된 것이 놀랍지 않다"라고 했다. 이어 "그(아베)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매우 기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꾸준히 요구한 방위비 조기 인상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와 대미 군수품 수입 등을 콕 집어 "그 지시에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재협상설이 불거졌던 미일 무역 합의에 관해서는 "우리는 그 어떤 때보다도 엄청난 무역을 할 것"이라며 "매우 공정한 합의"라고 강조했다. 이미 체결한 합의 고수 의지를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 이후 희토류를 포함한 주요 광물 확보 및 공급망 강화를 위한 공동 문서에 서명했다. 기존 체결된 미일 관세 합의를 앞으로 충실히 이행하기로 하는 공동 문서에도 서명했다고 한다.



[도쿄=AP/뉴시스]28일 일본 도쿄 영빈관에 미일 정상회담을 기념해 양국 국기가 장식돼 있다. 2025.10.28.


다카이치, '아베 후계자' 인식 톡톡히…케미 유지가 관건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다카이치 신임 총리의 취임 후 외교 무대 데뷔전이자, 트럼프 2기 행정부 양국 관계의 향방을 예측할 가늠자로 꼽힌다. 일본 언론에서는 일단 회담 자체는 성공으로 보는 분위기다.

아사히신문은 "첫 정상회담에서 주목받은 포인트 중 하나는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상성)가 맞느냐는 것"이라며 "톱다운(하향식) 의사 결정을 내리는 개성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양호한 관계를 쌓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이어 다카이치 총리의 측근을 인용, "우선은 개인적인 신뢰 관계를 구축한다는 게 최우선"이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을 쌓기 위해 전략적으로 아베 전 총리의 이미지를 덧씌우는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사망한 아베 전 총리를 이번 정상회담의 '그림자 주역'으로 칭했다. 매체는 "미국 측도 아베와 정치적 신조가 가까운 (다카이치) 총리를 '아베의 후계자'로 보고, 두 사람의 개인적 관계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다만 아베로 물꼬를 튼 두 사람의 '케미(상성) 유지'는 관건이다. 아사히는 "앞으로도 아베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대응해 주장할 것은 주장하는 관계가 성립돼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