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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원자력 추진 잠수함(원잠)을 건조해도 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을 놓고 한미 양국의 구상에 괴리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자체 핵 역량 강화를 꿈꾸는 한국을 상대로 미국은 자국의 대(對)중국 억제 부담을 한국이 더 많이 짊어져 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핵 보유 문턱성우전자 주식
낮추나
‘플라자프로젝트’ 이사장인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국의 원잠 건조와 관련해 한미가 동상이몽을 하고 있는 듯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앞서 김 소장은 현오석 전 부총리,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이동민 한반도전략분석연구소(PISA) 사대한전선전망
무국장과 함께 4일 미국을 찾아 스팀슨센터, 허드슨연구소 등 워싱턴 싱크탱크 인사들과 의견을 교환했고, 그런 대화를 통해 파악한 미 조야 분위기를 이날 특파원들에게 소개했다. 플라자프로젝트는 미중 전략 경쟁하에서 한국의 생존에 필요한 전략을 초당파적으로 모색해 보자는 취지로 각계 전문가가 모여 2019년 결성한 단체다.
김 소장에 따르면 단기종목
한국 입장에서 원잠의 최대 효용은 핵에너지 관련 대미 협상 계기 마련이다. 현행 한미 원자력 협정상 한국은 우라늄을 20% 미만으로만 농축할 수 있고,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는 불가능하다. 한국이 핵무기를 만들지 못하도록 미국이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엄격한 제한 탓에 지금껏 한국이 핵에너지를 산업에 활용하거나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코스닥코스피
있는 길까지 덩달아 막힌 상태였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잠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 줄 것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원잠 건조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이번 승인은 우라늄 농축 등과 관련한 논의의 물꼬를 틀 수 있다”며 “더 중요한 것은 (핵 보유에 대한) 미국의 제도적장외거래시장
·심리적 바(bar·장애물)를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구상은 다르다. 김 소장은 “미국이 동북아시아나 서태평양 지역을 도맡아 방어할 수 없고 본토와 아메리카 위주로 가겠다는 게 국방 전략의 큰 골격”이라며 “서태평양을 일본에 다 맡길 수도 없으니 한국이 중요해지고 한국을 무장시켜야 한다는 그림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 만큼 양국 간 갈등 소지도 없지 않다. 김 소장은 “정부가 말하는 것과 미국이 기대하는 것 간에 괴리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며 “미국의 안보 라인은 한국이 원잠을 갖는 것에 상응해 적극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전선에 참여하고 그런 입장을 표명해 주기를 강하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내 핵 균형



미국 해군의 로스앤젤레스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알렉산드리아함이 2월 10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로 입항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하지만 원잠 확보에 미국이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김 소장은 낙관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우호적이다. 김 소장은 “보수 성향 미국 전문가들 해석에 의하면 기본적 신뢰가 있으면 동맹 역시 최상의 무장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게 트럼프 입장 같다”며 “미국의 다른 최신 무기도 우리가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약해진 미국의 핵 비확산 의지도 한국에는 긍정적 여건이다. “핵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저항이 많이 약화됐다. 예전에는 비확산 체제를 지켜야 한다는 기조가 아주 강했는데, 지금은 직접 반대한다고 하기보다 중국이 반대하지 않겠느냐고 에두르는 식”이라고 김 소장은 전했다.
의의로 중국의 반대가 상수가 아닐 수도 있다고 김 소장은 분석했다. 앞서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6일 기관 팟캐스트에서 중국이 한국의 원잠 개발에 경제적 강압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국내의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로 꼽히는 김 소장은 “중국이 생각보다 훨씬 유연하다”며 “중국 주변에 핵 가진 국가가 많아 한국 하나 더 추가된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는 데다, 한국이 북한을 견제해 한반도 내 균형을 맞추는 편이 북한 혼자 치고 나가는 것보다 오히려 중국에 더 편안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