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로 다시 찾은 부부의 성적 리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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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25-12-16 17:25 조회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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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로 다시 찾은 부부의 성적 리듬
부부 사이에 찾아오는 냉각기는 특별한 일이 없어도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대화가 줄고, 손끝 하나의 닿음이 어색해지며, 잠자리도 의무감에 머무는 날들이 이어지면, 사랑보다는 습관이 자리를 잡게 됩니다.
많은 이들이 이 과정을 결혼 생활의 당연한 흐름으로 여기지만, 그 속에서 쌓이는 거리감은 부부의 유대를 천천히 무너뜨립니다. 이런 시기야말로 성적 리듬을 되살려야 할 중요한 순간입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비아그라입니다.
성적 리듬은 단순히 육체적 만족을 넘어 부부 간의 정서적 연결을 회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성생활은 부부관계의 정서적 체온을 유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사랑은 표현되어야 유지되고, 그 표현은 때로는 말보다 촉감과 교감 속에서 더 진하게 전달됩니다. 하지만 중년 이후 남성의 경우, 스트레스, 피로, 심리적 위축 등의 이유로 성기능 저하를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부부관계에 자신감을 잃고, 회피하거나 단절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변화는 부부 모두에게 상실감과 외로움을 남깁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현대 의학은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바로 비아그라입니다. 비아그라는 남성의 발기부전을 개선하는 대표적인 치료제입니다. 단순히 발기를 유도하는 것을 넘어, 자신감을 회복시키고, 부부간의 자연스러운 접촉과 애정 표현의 문을 다시 열어주는 열쇠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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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관계는 노력 없이 유지되지 않습니다. 대화, 배려, 이해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작은 변화 하나가 큰 전환점이 되기도 합니다. 성적 리듬은 그중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강력한 연결 수단입니다. 그 리듬을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비아그라는 탁월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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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gamemong.info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을 통해 다시 한 번 'K-POP은 세계적인 문화'라는 것이 입증됐습니다. 더불어 한국의 드라마·음식·뷰티 산업 등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면서, 관광객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025 세계 속의 K문화>는 세계인들의 삶에 더 밀접하게 다가가고 있는 한국 문화를 보여주며, '한류'의 현재를 진단하고, 향후 방향성을 모색해봅니다. <편집자말>
[강인규 기자]
릴게임뜻
▲ 제가 단골로 다니는 빵집 파네라입니다. 현재 2000개 이상의 매장을 가진 미국 최대의 베이커리 카페입니다.
ⓒ 강인규
릴게임황금성
미국 내 한류 이야기를, 빵으로 시작해 볼까요? 저는 미국에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이고, 10년 넘게 단골로 다니는 빵집이 있습니다. '파네라'라는 카페인데, 커피와 샌드위치나 수프 등 간단한 음식을 팝니다. 현재 2000개 넘는 매장을 가진, 미국에서 가장 큰 베이커리 카페 체인이지요.
알라딘게임물론, 3000개 넘는 매장을 지닌 한국의 파리바게뜨를 비롯해, 동네 곳곳을 빵 굽는 냄새로 채우는 지역 빵집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그다지 큰 감흥을 주지 못할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빵 맛으로 따져도, 뉴욕에 갈 때 가끔 들르는 뚜레쥬르나 파리바게뜨에 못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국 빵을 먹으며 자라온 제 입맛이 객관적일 수는 없겠지요. 야마토게임
하지만 미국 내에서 한국 교민이 운영하는 빵집이나 디저트 가게가 호평 받으며 수를 늘려가고 있다는 사실은, 한류라는 커다란 물결 안에 음식이라는 새로운 물줄기가 확산해 가고 있음을 말해 줍니다.
그래도 파네라는 미국 각지에서 주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 오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 빵집에 '잘 야마토연타 가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살다시피 합니다. 과장이 아니라, 강의가 없는 날에는 하루 두 끼와 커피 서너 잔을 마시며 짧게는 서너 시간, 길게는 예닐곱 시간을 보내니까요.
오늘처럼 강의가 있는 날에도 수업을 마친 뒤 파네라에 와서 저녁을 먹으며 노트북을 열곤 합니다. 저는 여기서 수업 준비를 하고, 논문을 쓰거나 채점을 하고,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와 수다도 떱니다. 지금 이 글도 그 빵집에서 쓰고 있습니다.
지금 스마트폰 앱으로 확인해 보니, 11월 한 달 동안 이곳에서 165시간을 보냈군요. 하루 평균 다섯 시간 넘게 체류한 셈입니다. 이렇듯 자주 오고, 또 오래 머물다 보니, 이곳 모든 직원들과 친구처럼 지냅니다. 매장 문을 밀고 들어서는 순간, 직원들은 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맞아주고, 제가 좋아하는 메뉴를 잊지 않고 기억해 줍니다.
그중 레이첼과는 10년 넘게 알고 지냈습니다. 그는 오랜 연애 뒤 최근 결혼했는데, 오늘도 변함없이 환한 웃음으로 잔을 건네며, 신랑과 외국어 공부를 시작했노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저는 반색하며 잘했다고 맞장구친 뒤, 어떤 언어냐고 물었습니다.
"원래 이탈리아어로 시작했는데…" 레이첼은 제 뒤에 다른 손님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긴 대화를 시작할 채비를 하며 이렇게 덧붙입니다. "우연히 듣게 된 케이팝에 홀려 한국어로 바꿨어." 스트레이 키즈가 그 운명의 주인공이라고 하네요. 올해 외국어 학습 앱 듀오링고에서 한국어 학습자 수가 이탈리아어를 누르고 6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 주위에서 정확히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었군요.
미국회사가 만들어 파는 한국(?) 음식들
▲ 미국 슈퍼마켓 체인 '웨그먼스'에서도 한국 김치, 고추장, 된장, 불고기 소스, 김치 소스 등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 강인규
제가 사는 곳은 미 동부의 작은 도시입니다. 외곽 인구를 더해도 40만이 안 되고, 한국 교민들이 많이 살지 않아서 큰 한국 식료품점이나 식당에 가려면 차로 1시간 정도를 달려야 합니다. 그런데도 한국인으로 사는 데 큰 불편이 없습니다. 미 동부 슈퍼마켓 체인인 '웨그먼스'에서 한국 식료품을 쉽게 살 수 있기 때문이지요.
매장의 '아시아' 코너에 가면 한국 섹션이 있고, 이곳 진열대에는 고추장, 된장, 라면, 국수, 과자 등 한국에서 수입해 온 식료품은 물론, 슈퍼마켓 자체 상표로 출시한 김치와 불고기 소스, 그리고 한국에서도 흔하지 않을 것 같은 '김치 핫소스'와 '김치 마요네즈'까지 널려 있습니다.
이곳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싱어롱(노래 따라 부르기)' 열기를 피해 가지는 못 했습니다. 그에 앞서 아이유의 공연 영화 <아이유 콘서트 : 더 위닝>이 찾아왔고, 더 최근에는 제이홉의 <무대의 희망>(Hope on the Stage)이 케이팝 팬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저도 12월 말에 개봉하는 박찬욱 감독의 <어쩔 수가 없다>를 들뜬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작은 도시에 한국 언어, 문화, 음식이 파고들고 있다면, 미국 전역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으리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클리블랜드 외곽의 작은 마을에서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장거리 운전을 하다가 한적한 호텔에서 묵게 됐을 때의 일입니다. 체크인을 하기 위해 신분증을 건넸는데, 제 펜실베이니아 운전면허증을 받아 쥔 직원이 대뜸 "혹시 한국 분이냐"고 묻더군요. 그러더니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봐서 한국 성을 많이 알고 있다"면서, 지금 한국어를 배우고 있고, 언젠가 가보고 싶다며 한국 찬가를 늘어놓더군요.
사실 저는 운전에 지쳐 빨리 쉬고 싶었는데, 직원은 기다리라면서 저를 세워놓은 채 사무실로 들어갔습니다. 잠시 후 밖으로 나온 그의 두 손에 화장품이 수북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는 한국화장품을 좋아한다며 한 개를 집어 보여주는데, 제품 이름부터 설명서까지 모두 한국어로 돼 있었습니다. 그때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쌀로 만드는 화장품이 있다는 사실을요.
지금은 인터넷, 텔레비전, 극장, 공연장에서 한국 대중문화를 만나는 게 흔한 일이 됐지만, 가장 주목할 만한 한류는 오히려 눈에 잘 띄지 않는 일상에 녹아 있는 것 같습니다. 오전에 스타벅스 매장에서 블랙핑크 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을 듣다가, 점심 먹으러 식당에 갔을 때 샌드위치에 '비법'처럼 슬며시 들어 있는 김치를 씹게 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빵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미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이 있습니다. 이곳은 한국 식당이 아닌데도, 고추장 돼지불고기를 넣은 타코를 팝니다. 이렇듯 한국 문화는 미국 사회 곳곳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20년 전만 해도 미국 대도시에서도 보기 어려웠던 현상을 미국 전역에서 목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한류의 장애물, 인종차별
▲ 제가 살고 있는 동부의 작은 도시입니다. 한인들이 많지 않는 이곳에서도 한국 문화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강인규
제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한류 강의를 한 때는 20년 전인 2005년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 한국은 현대자동차, 엘지 세탁기, 삼성 텔레비전의 나라였지,영화, 음악, 드라마의 나라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미국 밖에서는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었지요. 이미 1990년대 후반에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뒤, 한국 전자제품, 자동차, 패션, 음식 등 한국에서 온 것이면 뭐든 매력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지요.
'한국적인 모든 것'에 대한 열광은 중국 내에서 '한류(韩流)'라는 이름으로 불렸고, 2000년대 초에 <겨울연가>를 계기로 일본으로 퍼진 뒤, 아시아 전역, 중동,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되었습니다. 제가 사는 미국에는 가장 늦게 도착했는데, 소수 마니아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번져가던 한류가 2010년대에 가속화됐고, 2020년 봉준호의 <기생충> 아카데미상 수상과, 2021년 <오징어게임>의 인기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부상한 뒤, 2024년 한강의 노벨문학상으로 정점에 올랐습니다.
한국 대중문화의 존재가 2020년대 들어 갑자기 가시화한 탓에, 미국과 유럽의 언론은 한류가 지난 30년 가까이 꾸준히 전개돼 온 세계적 현상이라는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서구가 오랫동안 문화적 패권을 쥐고 있었기에, 아시아 국가가 대중문화로 세계를 매혹시키는 현실이 잘 믿기지 않는 것이지요. 그 때문에 <오징어게임>의 주연인 이정재에게 "갑자기 인기인이 된 기분이 어떠냐"는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거나, 한류를 한국 정부가 치밀하게 기획한 '음모의 산물'처럼 보도하는 매체도 있습니다.
제가 대중문화를 연구하고 있어서 가끔 미국과 유럽 매체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습니다. 이들 가운데 마치 답을 알고 있다는 듯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무지와 오해를 바로잡느라 애를 먹곤 합니다. 그때마다 "자동차나 철강산업과 달리, 히트 음반이나 영화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만들어낼 수는 없다"거나, "한국 문화산업이 번성한 때는 오히려 정부가 개입을 안 할 때였다"며, <기생충>의 봉준호,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지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라 불이익을 받은 사실을 지적해야 했습니다.
▲ 케이팝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쓰인 <빌보드> 기사입니다. 저는 기사에 인용된 인터뷰에서, 한류가 이미 수십년 간 세계 전역에서 확산되어 온 현상이며, 미국에서 케이팝 싱글 앨범이 히트하지 않아도 세계적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 빌보드
한국 대중문화는 지금 이 시간에도 새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지만, 한류가 중요하고 매력적인 이유는 또 있습니다. 여러 나라에 아시아 문화, 사회,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의 장벽을 허물고 있기 때문이지요. 한류가 세계를 더 열린 곳으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이 와중에 새로운 차별도 목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 가수, 배우, 스포츠 스타들을 화면과 무대에서 자주 보지 못했던 탓에, 이들의 괄목할 만한 부상에 반감이나 위협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변화한 세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지요.
2025년 9월, 블랙핑크의 로제가 겪은 인종차별 사건을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가 파리의 생로랑 패션쇼에 참석했을 때 벌어진 일이었지요. 그는 미국과 영국 모델, 배우, 가수와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했고, 여러 매체가 이 단체 사진을 실었습니다. 그런데 엘르 영국판이 로제를 잘라내 삭제한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인종주의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사과했습니다.
몇 년 전에는 콜롬비아 방송사가 방탄소년단 보도를 하며 인종 비하적인 '눈 찢기' 포즈를 내보내 비난받았고, 2023년에는 영국에서 축구팬이 손흥민을 향해 같은 포즈를 취해 3년간 모든 축구 경기 관람 금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소식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큰맘 먹고 떠난 유럽 기차여행에서 '눈 찢기' 조롱을 당하거나, 일본 관광지에서 혐한 시위대를 만나거나, 식당 출입문에 붙어 있는 "한국인 출입 금지" 푯말을 본다면요? 불쾌한 것은 물론이고, 그 도시나 나라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한류는 한국이 지닌 매력의 총체
▲ 2016년 10월 18일 문화예술인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예술검열 반대와 블랙리스트 사태를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앞에서 '한류'가 중국 내에서 한국의 모든 것이 좋아 보이기 시작한 현상에서 출발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제 전 세계적 문화현상이 된 한류에 대해서도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인의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은 한국사회 자체의 매력과 뗄 수 없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한류를 키워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 가수와 배우를 키워내는 것 못지않게, 한국 사회를 더욱 멋진 곳으로 가꿔 가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은 쉽지만, 방법이 있을까요?
저는 한국 사회의 가장 멋진 모습이 변화에 대한 열망과 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한류 영화와 드라마를 이끌어 온 세 감독이 모두 '블랙리스트' 출신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들에게 '불온' 딱지가 붙은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기생충> <오징어게임> <어쩔 수가 없다>에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괴롭히는 불평등과 비인간적 경쟁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서 빛나고 있으니까요.
어디 영화와 드라마만 그런가요? 방탄소년단은 상처받은 영혼을 향해 손을 내밀고, 블랙핑크는 당신을 괴롭혀 온 관계를 끝내라며 ("이 사랑을 죽여버려") 힘을 보탭니다. 케이팝의 힘이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기막힌 춤에만 있다고 여기는 것은 지나친 과소평가입니다. 박근혜와 윤석열 탄핵 시위에서 케이팝 '떼창'이 등장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던 것이지요. 우리는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함께 부르며 새로운 세계를 꿈꾸었고, 함께 꿈을 꾼 덕분에 꿈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바로 여기서 한류와 한국 사회 모두의 매력을 높이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변화의 에너지를 영화와 노래에 계속 담아 가면서 더 평등하고, 서로 더 배려하는 나라를 빚어가는 것이지요. 지금 전 세계는 파시즘과 혐오가 전염병처럼 번져가고 있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2022년 5월, 제가 한국을 방문한 날이 하필이면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었습니다. 그가 뚜렷한 비전 제시도 없이 여성 혐오와 중국 혐오의 힘을 빌려 집권한 직후 공교롭게도 <헤어질 결심>이 개봉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연약함과 수동성으로 포장돼 온 이주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산산이 부수는 해방감을 느꼈고, 그의 욕망까지 포착해 낸 섬세함에 매료됐습니다(하지만 저는 여전히 주인공 '서래'가 살아서 '해준'을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개방성과 섬세함이 한류의 매력이며, 한국과 세계를 위해 우리가 함께 꾸어야 할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 사회가 외국인, 특히 중국인 혐오로 홍역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습니다. 경제공황에서 나치즘이 발생했듯, 불안은 언제나 타자를 만드는 손쉽고 게으른 선택을 하려고 하니까요. 폭력적 배타성은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겨 온 한류의 가장 큰 적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류는 한 문화가 다른 문화와 만나 더 크고, 더 깊고, 더 넓은 것을 이뤄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저는 한국인들을 믿습니다. 한국인들이 남을 차별하면서 스스로는 차별받지 않기를 바랄 만큼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우리가 그처럼 속 좁은 사람들이었다면, 지금 세계를 열광시키는 성취를 이뤄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강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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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단골로 다니는 빵집 파네라입니다. 현재 2000개 이상의 매장을 가진 미국 최대의 베이커리 카페입니다.
ⓒ 강인규
릴게임황금성
미국 내 한류 이야기를, 빵으로 시작해 볼까요? 저는 미국에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이고, 10년 넘게 단골로 다니는 빵집이 있습니다. '파네라'라는 카페인데, 커피와 샌드위치나 수프 등 간단한 음식을 팝니다. 현재 2000개 넘는 매장을 가진, 미국에서 가장 큰 베이커리 카페 체인이지요.
알라딘게임물론, 3000개 넘는 매장을 지닌 한국의 파리바게뜨를 비롯해, 동네 곳곳을 빵 굽는 냄새로 채우는 지역 빵집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그다지 큰 감흥을 주지 못할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빵 맛으로 따져도, 뉴욕에 갈 때 가끔 들르는 뚜레쥬르나 파리바게뜨에 못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국 빵을 먹으며 자라온 제 입맛이 객관적일 수는 없겠지요. 야마토게임
하지만 미국 내에서 한국 교민이 운영하는 빵집이나 디저트 가게가 호평 받으며 수를 늘려가고 있다는 사실은, 한류라는 커다란 물결 안에 음식이라는 새로운 물줄기가 확산해 가고 있음을 말해 줍니다.
그래도 파네라는 미국 각지에서 주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 오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 빵집에 '잘 야마토연타 가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살다시피 합니다. 과장이 아니라, 강의가 없는 날에는 하루 두 끼와 커피 서너 잔을 마시며 짧게는 서너 시간, 길게는 예닐곱 시간을 보내니까요.
오늘처럼 강의가 있는 날에도 수업을 마친 뒤 파네라에 와서 저녁을 먹으며 노트북을 열곤 합니다. 저는 여기서 수업 준비를 하고, 논문을 쓰거나 채점을 하고,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와 수다도 떱니다. 지금 이 글도 그 빵집에서 쓰고 있습니다.
지금 스마트폰 앱으로 확인해 보니, 11월 한 달 동안 이곳에서 165시간을 보냈군요. 하루 평균 다섯 시간 넘게 체류한 셈입니다. 이렇듯 자주 오고, 또 오래 머물다 보니, 이곳 모든 직원들과 친구처럼 지냅니다. 매장 문을 밀고 들어서는 순간, 직원들은 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맞아주고, 제가 좋아하는 메뉴를 잊지 않고 기억해 줍니다.
그중 레이첼과는 10년 넘게 알고 지냈습니다. 그는 오랜 연애 뒤 최근 결혼했는데, 오늘도 변함없이 환한 웃음으로 잔을 건네며, 신랑과 외국어 공부를 시작했노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저는 반색하며 잘했다고 맞장구친 뒤, 어떤 언어냐고 물었습니다.
"원래 이탈리아어로 시작했는데…" 레이첼은 제 뒤에 다른 손님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긴 대화를 시작할 채비를 하며 이렇게 덧붙입니다. "우연히 듣게 된 케이팝에 홀려 한국어로 바꿨어." 스트레이 키즈가 그 운명의 주인공이라고 하네요. 올해 외국어 학습 앱 듀오링고에서 한국어 학습자 수가 이탈리아어를 누르고 6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 주위에서 정확히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었군요.
미국회사가 만들어 파는 한국(?) 음식들
▲ 미국 슈퍼마켓 체인 '웨그먼스'에서도 한국 김치, 고추장, 된장, 불고기 소스, 김치 소스 등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 강인규
제가 사는 곳은 미 동부의 작은 도시입니다. 외곽 인구를 더해도 40만이 안 되고, 한국 교민들이 많이 살지 않아서 큰 한국 식료품점이나 식당에 가려면 차로 1시간 정도를 달려야 합니다. 그런데도 한국인으로 사는 데 큰 불편이 없습니다. 미 동부 슈퍼마켓 체인인 '웨그먼스'에서 한국 식료품을 쉽게 살 수 있기 때문이지요.
매장의 '아시아' 코너에 가면 한국 섹션이 있고, 이곳 진열대에는 고추장, 된장, 라면, 국수, 과자 등 한국에서 수입해 온 식료품은 물론, 슈퍼마켓 자체 상표로 출시한 김치와 불고기 소스, 그리고 한국에서도 흔하지 않을 것 같은 '김치 핫소스'와 '김치 마요네즈'까지 널려 있습니다.
이곳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싱어롱(노래 따라 부르기)' 열기를 피해 가지는 못 했습니다. 그에 앞서 아이유의 공연 영화 <아이유 콘서트 : 더 위닝>이 찾아왔고, 더 최근에는 제이홉의 <무대의 희망>(Hope on the Stage)이 케이팝 팬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저도 12월 말에 개봉하는 박찬욱 감독의 <어쩔 수가 없다>를 들뜬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작은 도시에 한국 언어, 문화, 음식이 파고들고 있다면, 미국 전역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으리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클리블랜드 외곽의 작은 마을에서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장거리 운전을 하다가 한적한 호텔에서 묵게 됐을 때의 일입니다. 체크인을 하기 위해 신분증을 건넸는데, 제 펜실베이니아 운전면허증을 받아 쥔 직원이 대뜸 "혹시 한국 분이냐"고 묻더군요. 그러더니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봐서 한국 성을 많이 알고 있다"면서, 지금 한국어를 배우고 있고, 언젠가 가보고 싶다며 한국 찬가를 늘어놓더군요.
사실 저는 운전에 지쳐 빨리 쉬고 싶었는데, 직원은 기다리라면서 저를 세워놓은 채 사무실로 들어갔습니다. 잠시 후 밖으로 나온 그의 두 손에 화장품이 수북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는 한국화장품을 좋아한다며 한 개를 집어 보여주는데, 제품 이름부터 설명서까지 모두 한국어로 돼 있었습니다. 그때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쌀로 만드는 화장품이 있다는 사실을요.
지금은 인터넷, 텔레비전, 극장, 공연장에서 한국 대중문화를 만나는 게 흔한 일이 됐지만, 가장 주목할 만한 한류는 오히려 눈에 잘 띄지 않는 일상에 녹아 있는 것 같습니다. 오전에 스타벅스 매장에서 블랙핑크 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을 듣다가, 점심 먹으러 식당에 갔을 때 샌드위치에 '비법'처럼 슬며시 들어 있는 김치를 씹게 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빵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미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이 있습니다. 이곳은 한국 식당이 아닌데도, 고추장 돼지불고기를 넣은 타코를 팝니다. 이렇듯 한국 문화는 미국 사회 곳곳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20년 전만 해도 미국 대도시에서도 보기 어려웠던 현상을 미국 전역에서 목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한류의 장애물, 인종차별
▲ 제가 살고 있는 동부의 작은 도시입니다. 한인들이 많지 않는 이곳에서도 한국 문화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강인규
제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한류 강의를 한 때는 20년 전인 2005년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 한국은 현대자동차, 엘지 세탁기, 삼성 텔레비전의 나라였지,영화, 음악, 드라마의 나라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미국 밖에서는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었지요. 이미 1990년대 후반에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뒤, 한국 전자제품, 자동차, 패션, 음식 등 한국에서 온 것이면 뭐든 매력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지요.
'한국적인 모든 것'에 대한 열광은 중국 내에서 '한류(韩流)'라는 이름으로 불렸고, 2000년대 초에 <겨울연가>를 계기로 일본으로 퍼진 뒤, 아시아 전역, 중동,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되었습니다. 제가 사는 미국에는 가장 늦게 도착했는데, 소수 마니아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번져가던 한류가 2010년대에 가속화됐고, 2020년 봉준호의 <기생충> 아카데미상 수상과, 2021년 <오징어게임>의 인기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부상한 뒤, 2024년 한강의 노벨문학상으로 정점에 올랐습니다.
한국 대중문화의 존재가 2020년대 들어 갑자기 가시화한 탓에, 미국과 유럽의 언론은 한류가 지난 30년 가까이 꾸준히 전개돼 온 세계적 현상이라는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서구가 오랫동안 문화적 패권을 쥐고 있었기에, 아시아 국가가 대중문화로 세계를 매혹시키는 현실이 잘 믿기지 않는 것이지요. 그 때문에 <오징어게임>의 주연인 이정재에게 "갑자기 인기인이 된 기분이 어떠냐"는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거나, 한류를 한국 정부가 치밀하게 기획한 '음모의 산물'처럼 보도하는 매체도 있습니다.
제가 대중문화를 연구하고 있어서 가끔 미국과 유럽 매체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습니다. 이들 가운데 마치 답을 알고 있다는 듯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무지와 오해를 바로잡느라 애를 먹곤 합니다. 그때마다 "자동차나 철강산업과 달리, 히트 음반이나 영화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만들어낼 수는 없다"거나, "한국 문화산업이 번성한 때는 오히려 정부가 개입을 안 할 때였다"며, <기생충>의 봉준호,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지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라 불이익을 받은 사실을 지적해야 했습니다.
▲ 케이팝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쓰인 <빌보드> 기사입니다. 저는 기사에 인용된 인터뷰에서, 한류가 이미 수십년 간 세계 전역에서 확산되어 온 현상이며, 미국에서 케이팝 싱글 앨범이 히트하지 않아도 세계적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 빌보드
한국 대중문화는 지금 이 시간에도 새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지만, 한류가 중요하고 매력적인 이유는 또 있습니다. 여러 나라에 아시아 문화, 사회,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의 장벽을 허물고 있기 때문이지요. 한류가 세계를 더 열린 곳으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이 와중에 새로운 차별도 목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 가수, 배우, 스포츠 스타들을 화면과 무대에서 자주 보지 못했던 탓에, 이들의 괄목할 만한 부상에 반감이나 위협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변화한 세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지요.
2025년 9월, 블랙핑크의 로제가 겪은 인종차별 사건을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가 파리의 생로랑 패션쇼에 참석했을 때 벌어진 일이었지요. 그는 미국과 영국 모델, 배우, 가수와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했고, 여러 매체가 이 단체 사진을 실었습니다. 그런데 엘르 영국판이 로제를 잘라내 삭제한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인종주의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사과했습니다.
몇 년 전에는 콜롬비아 방송사가 방탄소년단 보도를 하며 인종 비하적인 '눈 찢기' 포즈를 내보내 비난받았고, 2023년에는 영국에서 축구팬이 손흥민을 향해 같은 포즈를 취해 3년간 모든 축구 경기 관람 금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소식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큰맘 먹고 떠난 유럽 기차여행에서 '눈 찢기' 조롱을 당하거나, 일본 관광지에서 혐한 시위대를 만나거나, 식당 출입문에 붙어 있는 "한국인 출입 금지" 푯말을 본다면요? 불쾌한 것은 물론이고, 그 도시나 나라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한류는 한국이 지닌 매력의 총체
▲ 2016년 10월 18일 문화예술인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예술검열 반대와 블랙리스트 사태를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앞에서 '한류'가 중국 내에서 한국의 모든 것이 좋아 보이기 시작한 현상에서 출발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제 전 세계적 문화현상이 된 한류에 대해서도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인의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은 한국사회 자체의 매력과 뗄 수 없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한류를 키워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 가수와 배우를 키워내는 것 못지않게, 한국 사회를 더욱 멋진 곳으로 가꿔 가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은 쉽지만, 방법이 있을까요?
저는 한국 사회의 가장 멋진 모습이 변화에 대한 열망과 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한류 영화와 드라마를 이끌어 온 세 감독이 모두 '블랙리스트' 출신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들에게 '불온' 딱지가 붙은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기생충> <오징어게임> <어쩔 수가 없다>에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괴롭히는 불평등과 비인간적 경쟁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서 빛나고 있으니까요.
어디 영화와 드라마만 그런가요? 방탄소년단은 상처받은 영혼을 향해 손을 내밀고, 블랙핑크는 당신을 괴롭혀 온 관계를 끝내라며 ("이 사랑을 죽여버려") 힘을 보탭니다. 케이팝의 힘이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기막힌 춤에만 있다고 여기는 것은 지나친 과소평가입니다. 박근혜와 윤석열 탄핵 시위에서 케이팝 '떼창'이 등장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던 것이지요. 우리는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함께 부르며 새로운 세계를 꿈꾸었고, 함께 꿈을 꾼 덕분에 꿈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바로 여기서 한류와 한국 사회 모두의 매력을 높이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변화의 에너지를 영화와 노래에 계속 담아 가면서 더 평등하고, 서로 더 배려하는 나라를 빚어가는 것이지요. 지금 전 세계는 파시즘과 혐오가 전염병처럼 번져가고 있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2022년 5월, 제가 한국을 방문한 날이 하필이면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었습니다. 그가 뚜렷한 비전 제시도 없이 여성 혐오와 중국 혐오의 힘을 빌려 집권한 직후 공교롭게도 <헤어질 결심>이 개봉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연약함과 수동성으로 포장돼 온 이주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산산이 부수는 해방감을 느꼈고, 그의 욕망까지 포착해 낸 섬세함에 매료됐습니다(하지만 저는 여전히 주인공 '서래'가 살아서 '해준'을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개방성과 섬세함이 한류의 매력이며, 한국과 세계를 위해 우리가 함께 꾸어야 할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 사회가 외국인, 특히 중국인 혐오로 홍역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습니다. 경제공황에서 나치즘이 발생했듯, 불안은 언제나 타자를 만드는 손쉽고 게으른 선택을 하려고 하니까요. 폭력적 배타성은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겨 온 한류의 가장 큰 적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류는 한 문화가 다른 문화와 만나 더 크고, 더 깊고, 더 넓은 것을 이뤄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저는 한국인들을 믿습니다. 한국인들이 남을 차별하면서 스스로는 차별받지 않기를 바랄 만큼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우리가 그처럼 속 좁은 사람들이었다면, 지금 세계를 열광시키는 성취를 이뤄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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