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N잡러'가 늘고 있다. 과거에도 부업을 하는 이들은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 수가 더 늘어나고 형태도 다양해졌다. 휴일이나 주말을 이용해 결혼식 하객 알바를 하거나 하원 알바를 하는 식이다. 젊은 직장인이 N잡러를 선택하는 이유는 뭘까. 답은 어쩌면 간단하다.



부업에 나서는 직장인이 크게 늘고 있다.[사진｜뉴시스]


# 주말이면 '투잡'에 나서는 사무직 직장인 김민찬(가명ㆍ28)씨. 최근엔 결혼식 바다이야기오락실 하객 아르바이트를 꾸준히 하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나 알바몬ㆍ알바천국 등 구인 플랫폼에서 '하객 알바'만 검색하면 금세 일감을 찾을 수 있다.
민찬씨는 "신랑이나 신부에게 간단히 축하 인사만 전하고 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면 돼서 부담이 크지 않다"며 "미리 전달받은 축의금을 내고 식권으로 식사까지 하면 일반적으로 그날 바로 릴게임손오공 알바비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는 "2시간 남짓 일하고 4만원 정도 받으니 용돈벌이로 꽤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 부업 종류를 늘려 서너개의 직업을 갖는 이들도 있다. 프리랜서 강사 장지영(가명ㆍ32)씨는 본업 외에 블로그를 관리하며 광고 수익을 얻는다. 체험단ㆍ제휴 포스팅을 작성해 원고료를 받는 방식이다.
최근 바다이야기부활 엔 유치원 버스 도착 시간에 아이를 맞이해 집까지 데려다주는 하원 알바도 시작했다. 지영씨는 "직장에서의 급여는 주식과 저축으로 활용하고 있고, 생활비는 부업으로 벌어 쓴다"며 "주변만 둘러봐도 다양한 형태의 부업을 병행하는 이들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최근 2030 직장인 중에서 'N잡러(직업을 둘 이상 가진 사람)'가 크게 늘고 있다 오징어릴게임 . 여가시간이나 주말을 활용해 부업에 나서는 젊은 직장인들이 낯설지 않을 정도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상용ㆍ임시근로자 중 부업자는 40만4409명으로 전년(39만7739명)보다 6670명 증가했다.
HR테크 기업 인크루트의 긱워커 플랫폼 '뉴워커'가 11월 직장인 4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릴게임야마토 '부업 참여 여부'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응답자 중 절반(48.4%)이 부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업하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인지 부업의 모습도 달라졌다. 배달ㆍ대리운전 등 특정 직종에 쏠려 있던 부업의 선택지는 개인의 시간ㆍ기술ㆍ취향에 맞춰 넓어졌다. 앞서 언급한 하객ㆍ하원 알바는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같은 흐름은 온라인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엔 다양한 부업 아이디어나 경험담을 공유하는 게시글이 연일 올라온다. 유튜브에선 직장인을 겨냥한 부업 소개ㆍ실전 노하우 영상이 몰라보게 늘어났다. 관련 채널도 2386개에 이른다(유튜브 통계 사이트 플레이보드ㆍ12월 10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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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직장인 N잡러가 가파르게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김진일 고려대(경제학)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경기 불확실성과 생활비 부담이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추가 소득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생활물가는 꾸준히 오르는 반면, 직장인들의 임금은 그만큼 오르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벌 수 있을 때 미리 벌어 둬야 한다'는 인식에 부업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거다. '고물가ㆍ임금 정체'가 계속된다면 원하든 그렇지 않든 부업으로 내몰리는 직장인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는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한 분석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근로자의 월평균 실질임금은 357만3000원으로, 팬데믹 국면이던 2021년(359만9000원)보다 오히려 2만6000원(0.7%) 줄었다. 같은 기간 생활비 부담은 훨씬 커졌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2.5%에서 지난해 2.3%로 소폭 낮아졌지만, 누적된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가계 체감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식료품ㆍ외식비 등 생활밀착형 품목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예컨대,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자장면은 2021년 5692원에서 2024년 7423원으로 30.4% 비싸졌다(이하 한국소비자원 참가격ㆍ12월 기준). 김밥과 냉면 가격도 각각 28.2%, 23.3%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위협하며 물가 불안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가 상승해 생활물가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같은 현실은 아이를 키우고 집을 마련해야 하는 30대에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해 모든 연령대 중 유일하게 순자산이 감소한 계층이 30대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이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연령대를 통틀어 평균 자산이 감소한 계층은 30대가 유일했다(2023년 3억6175만원→2024년 3억5958만원ㆍ0.6% 감소).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평균 자산이 4.9% 증가(2023년 5억4022만원→5억6678만원)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30대가 한국경제의 허리란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문제임에 분명하다.
그렇다고 직장이 '안전한 언덕'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다. 지난 9월 기업교육 전문기업 휴넷이 최근 직장인 54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49.5%가 "2026년 업무 및 고용 환경이 불안하다"고 답했다. 고용에 불안감을 느끼는 직장인들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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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맥락에서 한국경제에서 N잡러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가 한국ㆍ미국ㆍ영국ㆍ프랑스ㆍ독일 등 5개 국가의 Z세대 직장인 5048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설문조사에서도 한국 직장인(1021명)의 79.0%가 "부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미국(81.0%)에 이어 조사 대상 국가 중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허창덕 영남대(사회학) 교수는 "고물가와 임금 정체가 지속되는 한, 직장인들은 단순히 부업을 하나씩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소득원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공산이 크다"며 "직장인 N잡러 현상은 일시적 트렌드가 아니라 장기적인 구조 변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부업 현상은 개인을 넘어 경제와 사회 구조적 맥락 속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거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 역시 "지출 증가 속도를 소득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상용근로자까지 부업을 선택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며 "앞으로는 직장인 상당수가 '본업+부업' 체제를 기본 전제로 삼는 사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갑은 얇아지고, 고용 불안성이 커지는 시대, 2030세대는 살아남기 위해 '부업'을 마다할 수 없다. 이를 시대의 아픔 정도로 치부해야 하는 걸까.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nayaa1@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