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 게임의 진화: 추억의 오락실부터 온라인 바다이야기 사이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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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slotnara.info
[김상목 기자]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방선거가 다가온다. 2026년 6월 3일이 투표일이니 5달 채 남지 않은 상황. 선거 한 번 치를 때마다 온 나라가 들썩거린다. 긍정적으로 보면 '민주주의의 축제'라지만, 불신과 회의론도 갈수록 팽배해 간다. 거대 양당 극한 대립 속에 지방선거마저 '구도' 중심으로 기울며 변화는 쉽게 오지 않는다.
각 정당은 선거를 앞두고 '젊은 피' 수혈에 열중한다. 유능한 청년 인재를 데려와 당의 개혁과 쇄신 의지를 홍보한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공염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불이란 비판은 끊이지 않는다. 청년 세대가 영입되지만,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보단, 지도부 '홍위병' 야유를 듣거나 무색무취하게 줄서기에 기댄다는 평판이 다수다. 이젠 '청년' 붙으면 비아냥과 냉소 대상이 될 지경이다.
그런 와중에도 기성세대 정치 독식을 타파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정치판에 도전하는 청년 세대는 꾸준히 출현한다. '계란 황금성슬롯 으로 바위 치기' 감행하는 청년 정치 지망생의 여정을 <청년정치백서 – 쇼미더저스티스>는 극단적 정치지형에서 좌우 대척점에 선 두 주인공을 교차해 보여주려 시도한다.
30대 청년의 2019년 총선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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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정치백서 - 쇼미더저스티스> 스틸
ⓒ 익스포스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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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두 명의 청년이 있다. '현진'은 'TK(대구·경북)' 출신이지만 서울로 상경해 자수성가한 사업가다. 그는 여러 개의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하며 분주한 나날을 보내던 중 갑자기 정치 활동에 투신한다. '좌파 정부'가 성실한 자영업자를 죄인 취급하며 세금만 뜯어가고, 무임승차를 정당화하며 돈을 뿌리는 '포퓰리즘' 탓에 나라가 망한다 황금성릴게임사이트 는 우려 때문이다. 분노한 그는 총선에 보수정당 청년 비례대표로 참여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만들기로 한다.
'창인'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처한 자리는 현진과는 딱 지구 반대편이다. 창인은 제도권 진보정당인 정의당 내에서 청년비례대표 당선권 진입을 목표로 활동을 개시한다. 사회복지계에 종사하는 아버지 덕분에 어릴 적부터 복지현장 실정을 경험했다. 대학 시절 한국 대학 시스템에 의문을 품고 자신이 다니던 대학의 기업화를 비판하며 활동을 시작한 그는 뜻을 같이하는 청년 당원들과 함께 '민주적 사회주의자' 그룹을 꾸려 청년의 정치세력화를 모색한다.
카메라는 현진과 창인의 청년비례대표 도전기를 저울로 잰 것처럼 균등하게 다룬다. 대개 특정 입장에 제작진이 심정적·이념적으로 동조하며 기록하거나, 둘을 동시에 내세워도 한 명은 주인공, 다른 한 명은 일종의 '아치 에너미 Archenemy' 역할로 대비하는 게 주된 사용법이다. 둘을 동급으로 평행하게 배분하며 끌고 나가는 건 언제고 궤도를 이탈하거나 느슨해질 위험에 노출되기에 쉽게 택하기 힘들다. 하지만 감독은 뚝심 있게 이 난코스를 밀어붙인다.
둘 다 제도정치 경력은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창인은 학생운동 경력, 현진은 자영업자 경력이 제법 되지만, 본격 정치 활동은 일찍이 시작한 또래보다 뒤떨어진다. 기존 정당 내 기반 역시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실정. 둘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1차 난관을 돌파하며 왜 정치에 도전하는지 의지를 피력한다. 그들이 살아온 인생 여정을 들려주고, 기성세대와 정당이 청년의 진솔한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기에 나설 결심을 굳혔다고 밝힌다.
청년정치인의 서로 다른 궤적
▲ <청년정치백서 - 쇼미더저스티스> 스틸
ⓒ 익스포스필름
둘은 각자 '출사표'를 꺼내고 본격 활동을 개시한다. 하지만 비슷한 연배에 기성 정치를 혁신하겠다는 의지란 공통분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궤적은 확연히 갈리기 시작한다. 일단 현진과 창인 둘 다 정치 초보라 뚜렷한 기반이랄 게 없다. 시한이 정해진 승부이니 '급행'을 타야 한다. 창인은 자신이 소속된 '민주적 사회주의자' 그룹과 선거운동 대책을 수립하느라 치열하게 토론하고 당내 경쟁자들의 동향을 주시한다. 정당 내 경선에 참여했기에 정해진 일정에 대처해야 한다. 기탁금을 마련하고 정책 토론회를 준비한다.
현진은 자신의 강점인 돌파력을 내세운다. 보수정당에 입당 했지만, 기성 정치인과 계파 영향력을 업지 않고는 당내 경쟁으론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그는 '행동파'답게 필마단기로 거리로 나선다. 태극기 집회에 열심히 참여하고, 유튜버로 데뷔해 정치 방송을 진행한다. 자신의 헬스장에서 진행하는 방송에 유명 연사를 모셔와 연줄을 만들려 노력한다. 짧은 시간에 그의 열정과 실천은 기특한 청년이라며 '아스팔트 보수'라 불리는 중장년층 일부에게 인기를 얻는다.
그렇게 창인은 장내에서, 현진은 장외에서 자신이 꿈꾸는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분투한다. 한동안 '내가 제일 잘 나가'는 시간이 이어진다. 조금이나마 '감'이 잡히는 것도 같다. 창인은 정의당 내 지형을 치밀하게 분석하며 필승 작전을 수립한다.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가고, 일정 순간이 되자 넘어서기 힘든 난제가 연달아 닥친다. 정책을 열심히 준비했다지만, 막상 당내 계파 구도나 인지도가 확연히 결정적인 것.
현진 또한 현실 정치의 드높은 벽을 체감하기 시작한다. 보수정당 비례대표 후보 신청을 위해 당사를 방문한 그는 수백 명의 경쟁자 사이에서 크게 내세울 것 없는 무명에 불과한 것이다. 다들 경력이나 내세울 간판이 화려한데 자신은 자수성가했다는 자부심이 있지만, 비례대표로 선택받기엔 한참 부족할 따름이다.
두 '어린양'의 모험
▲ <청년정치백서 - 쇼미더저스티스> 스틸
ⓒ 익스포스필름
창인은 당내 경선에 최선을 다하지만, 애초 예상한 대로 상황은 만만하지 않다. 현진은 계속 자신의 '상품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한겨울 거리에서 삭발과 단식, 시위와 농성을 이어가지만, 행동을 강조하며 절박한 마음이 앞선 그에게 주류 보수정당의 장벽은 쉽게 진입을 허락하지 않는다. 차선책으로 비주류 정당의 문을 두드리지만, 선거를 앞두고 사분오열하던 소수 극우정당의 혼란 앞에 그의 기대는 무너져간다.
두 정치 '어린양'의 성적표가 나올 시간이 도래한다. '졌지만 잘 싸웠다?'라고만 위안 삼기엔 둘 다 상황은 달라도 쓰라리기만 하다. 창인은 정의당 청년비례대표 경선에서 하위권으로 쳐진다. 현진이 갈아탄 정당은 원외에 머문다. 창인은 지역구 출마를 고민하다 접고 선거 지원에 힘쓰며 재기를 모색한다. 그는 이후 시의원 후보로 출마하고 당직을 맡으며 꾸준히 활동하지만, 그가 몸담은 정의당은 거대 양당 구도가 심화하는 정치판에서 힘을 잃어간다.
현진은 정치판에 넌더리가 난 모양이다. 다시 사업가로 돌아간 그는 사업 운영 과정에서 송사에 휘말리고, 거리의 정치투쟁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으로도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지치고 짜증이 난 그는 정치 회의론자가 되어가는 모양새다. 사업가인 그로선 돈도 잃고 시간도 뺏기고 남은 게 없이 허송세월한 셈이다. 그래도 둘 다 아직 앞길이 창창하고 남은 인생이 더 길다. 무엇이든 해야 한다.
그런 가운데 영화 시작과 함께 두 사람이 뛰어들었던 정치지형은 급격히 소용돌이친다. 관객이 이미 함께 또 각자 체험한 것처럼, 총선과 대선이 연달아 계속되며 세력 구도가 휙휙 변한다. 그런 가운데 현진은 다시 생업 전선으로 돌아가고, 창인은 애써 정치 행보를 모색해도 노력과는 별개로 길은 보이지 않는다. 안 풀려도 '징하게' 안 풀린다. '보릿고개'가 따로 없다. 그렇게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세상은 변하고 그들도 처음 시작할 때 포부와 달리 썩 개운한 현주소를 보여주지 못한다. 모든 것이 너무 쉽게 변해간다.
청년들의 정치실험
국내에서 보기 드문 정치 다큐멘터리에 도전한 <청년정치백서 – 쇼미더저스티스>는 주로 팬덤이 확고한 기성 정치인, 또는 진보·혁신 계열 정치도전 위주인 한국 독립영화판에서 드문 시도다. <카운터스>, <모어> 등 선 굵은 캐릭터를 내세운 인상 깊은 기록영화를 선보여 온 이일하 감독은 그의 스승이자 일본 다큐멘터리 거장 하라 카즈오 감독의 스타일을 계승하듯 '행동파' 정치영화에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과감히 도전한다.
그런 도전정신 덕분에 영화의 전반부는 낯설고 당황스럽지만, 대신에 흥미진진하다. 장외에서 구경꾼에 머물 뿐, 정치판엔 발도 안 담가야지 회피하던 이들에겐 정치성향 불문하고 그들의 동선에 호기심을 갖고 과연 그들의 도전이 어떤 결과로 마침표를 찍을지 궁금증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평소 한 번쯤 관심을 품던, '나'와 달리 거리에서 목소릴 높이며 자기 시간과 돈을 쏟아가며 정치에 관여하는 이들이 무슨 생각과 배경을 품었는지 풍성한 데이터를 제시한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감독의 의도와 달리 영화는 추진력을 잃어간다. 두 주인공의 활력이 시들고 그들의 행보가 화면 밖으로 빠져나가며 주변부에 머물던 인물들, '아스팔트 보수' 주변부의 현주소가 빈자리를 채운다. 물론 여기에서 몇 년 후 그들의 변화상이 극심한 한국 정치 격변과 맞물려 기이한 후일담을 전하곤 한다. 때로는 묘한 아이러니, 혹은 그럼 그렇지 하는 한숨과 더불어 지켜볼 수밖에 없는 진풍경이다.
대미를 장식하고자 제작진은 계속 엇갈리던 현진과 창인의 만남을 주선한다. 이태원 참사현장에서 교차하던 둘은 마침내 한 자리에 선다. 그러나 둘의 정치 도전 동기가 달랐던 것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달리 두 사람은 특별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다. 그 차이가 확인되는 순간, 갑자기 영화의 정조는 현재형 비극으로 추락한다. 영화의 실패가 아닌, 한국 정치의 실패가 원인이란 점이 관객의 마음도 쓰리게 만들 법하다. 그 실패의 교훈은 관객이 냉소가 아닌, 그들의 좌절을 '반면교사'로 삼아 이제는 '무엇을 할 것인가?' 모색으로 향할 때 거름이자 씨앗으로 변환될 것이다.
영화는 2023년 영화제를 통해 공개되었으나, 2년 사이 또다시 격랑에 휩싸인 한국 정치판 지형을 추가로 포함해 재편집 과정을 거쳤다. 이를 통해 두 주인공의 '영락'을 넘어 일정하게 청년 세대가 벽에 부딪히는 지금의 정치지형을 보다 구조적으로 가미하는 방향으로 개편된 걸로 보인다. 그렇게 작품은 청년 정치 도전의 '실패 박람회'로 완성된다. 한국에선 보기 힘든 방식의 '정치영화'로 기록될 실험정신 투철한 결과물이다.
<작품정보>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Show Me the Justice
2023|한국|블랙 코미-크 정치 다큐
2025.12.28. 개봉|106분|12세 관람가
감독/제작 이일하
출연 김창인, 김현진 외
제작/배급 익스포스필름
▲ <청년정치백서 - 쇼미더저스티스> 포스터
ⓒ 익스포스필름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방선거가 다가온다. 2026년 6월 3일이 투표일이니 5달 채 남지 않은 상황. 선거 한 번 치를 때마다 온 나라가 들썩거린다. 긍정적으로 보면 '민주주의의 축제'라지만, 불신과 회의론도 갈수록 팽배해 간다. 거대 양당 극한 대립 속에 지방선거마저 '구도' 중심으로 기울며 변화는 쉽게 오지 않는다.
각 정당은 선거를 앞두고 '젊은 피' 수혈에 열중한다. 유능한 청년 인재를 데려와 당의 개혁과 쇄신 의지를 홍보한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공염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불이란 비판은 끊이지 않는다. 청년 세대가 영입되지만,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보단, 지도부 '홍위병' 야유를 듣거나 무색무취하게 줄서기에 기댄다는 평판이 다수다. 이젠 '청년' 붙으면 비아냥과 냉소 대상이 될 지경이다.
그런 와중에도 기성세대 정치 독식을 타파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정치판에 도전하는 청년 세대는 꾸준히 출현한다. '계란 황금성슬롯 으로 바위 치기' 감행하는 청년 정치 지망생의 여정을 <청년정치백서 – 쇼미더저스티스>는 극단적 정치지형에서 좌우 대척점에 선 두 주인공을 교차해 보여주려 시도한다.
30대 청년의 2019년 총선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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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정치백서 - 쇼미더저스티스> 스틸
ⓒ 익스포스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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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두 명의 청년이 있다. '현진'은 'TK(대구·경북)' 출신이지만 서울로 상경해 자수성가한 사업가다. 그는 여러 개의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하며 분주한 나날을 보내던 중 갑자기 정치 활동에 투신한다. '좌파 정부'가 성실한 자영업자를 죄인 취급하며 세금만 뜯어가고, 무임승차를 정당화하며 돈을 뿌리는 '포퓰리즘' 탓에 나라가 망한다 황금성릴게임사이트 는 우려 때문이다. 분노한 그는 총선에 보수정당 청년 비례대표로 참여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만들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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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제도정치 경력은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창인은 학생운동 경력, 현진은 자영업자 경력이 제법 되지만, 본격 정치 활동은 일찍이 시작한 또래보다 뒤떨어진다. 기존 정당 내 기반 역시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실정. 둘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1차 난관을 돌파하며 왜 정치에 도전하는지 의지를 피력한다. 그들이 살아온 인생 여정을 들려주고, 기성세대와 정당이 청년의 진솔한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기에 나설 결심을 굳혔다고 밝힌다.
청년정치인의 서로 다른 궤적
▲ <청년정치백서 - 쇼미더저스티스>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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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각자 '출사표'를 꺼내고 본격 활동을 개시한다. 하지만 비슷한 연배에 기성 정치를 혁신하겠다는 의지란 공통분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궤적은 확연히 갈리기 시작한다. 일단 현진과 창인 둘 다 정치 초보라 뚜렷한 기반이랄 게 없다. 시한이 정해진 승부이니 '급행'을 타야 한다. 창인은 자신이 소속된 '민주적 사회주의자' 그룹과 선거운동 대책을 수립하느라 치열하게 토론하고 당내 경쟁자들의 동향을 주시한다. 정당 내 경선에 참여했기에 정해진 일정에 대처해야 한다. 기탁금을 마련하고 정책 토론회를 준비한다.
현진은 자신의 강점인 돌파력을 내세운다. 보수정당에 입당 했지만, 기성 정치인과 계파 영향력을 업지 않고는 당내 경쟁으론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그는 '행동파'답게 필마단기로 거리로 나선다. 태극기 집회에 열심히 참여하고, 유튜버로 데뷔해 정치 방송을 진행한다. 자신의 헬스장에서 진행하는 방송에 유명 연사를 모셔와 연줄을 만들려 노력한다. 짧은 시간에 그의 열정과 실천은 기특한 청년이라며 '아스팔트 보수'라 불리는 중장년층 일부에게 인기를 얻는다.
그렇게 창인은 장내에서, 현진은 장외에서 자신이 꿈꾸는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분투한다. 한동안 '내가 제일 잘 나가'는 시간이 이어진다. 조금이나마 '감'이 잡히는 것도 같다. 창인은 정의당 내 지형을 치밀하게 분석하며 필승 작전을 수립한다.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가고, 일정 순간이 되자 넘어서기 힘든 난제가 연달아 닥친다. 정책을 열심히 준비했다지만, 막상 당내 계파 구도나 인지도가 확연히 결정적인 것.
현진 또한 현실 정치의 드높은 벽을 체감하기 시작한다. 보수정당 비례대표 후보 신청을 위해 당사를 방문한 그는 수백 명의 경쟁자 사이에서 크게 내세울 것 없는 무명에 불과한 것이다. 다들 경력이나 내세울 간판이 화려한데 자신은 자수성가했다는 자부심이 있지만, 비례대표로 선택받기엔 한참 부족할 따름이다.
두 '어린양'의 모험
▲ <청년정치백서 - 쇼미더저스티스> 스틸
ⓒ 익스포스필름
창인은 당내 경선에 최선을 다하지만, 애초 예상한 대로 상황은 만만하지 않다. 현진은 계속 자신의 '상품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한겨울 거리에서 삭발과 단식, 시위와 농성을 이어가지만, 행동을 강조하며 절박한 마음이 앞선 그에게 주류 보수정당의 장벽은 쉽게 진입을 허락하지 않는다. 차선책으로 비주류 정당의 문을 두드리지만, 선거를 앞두고 사분오열하던 소수 극우정당의 혼란 앞에 그의 기대는 무너져간다.
두 정치 '어린양'의 성적표가 나올 시간이 도래한다. '졌지만 잘 싸웠다?'라고만 위안 삼기엔 둘 다 상황은 달라도 쓰라리기만 하다. 창인은 정의당 청년비례대표 경선에서 하위권으로 쳐진다. 현진이 갈아탄 정당은 원외에 머문다. 창인은 지역구 출마를 고민하다 접고 선거 지원에 힘쓰며 재기를 모색한다. 그는 이후 시의원 후보로 출마하고 당직을 맡으며 꾸준히 활동하지만, 그가 몸담은 정의당은 거대 양당 구도가 심화하는 정치판에서 힘을 잃어간다.
현진은 정치판에 넌더리가 난 모양이다. 다시 사업가로 돌아간 그는 사업 운영 과정에서 송사에 휘말리고, 거리의 정치투쟁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으로도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지치고 짜증이 난 그는 정치 회의론자가 되어가는 모양새다. 사업가인 그로선 돈도 잃고 시간도 뺏기고 남은 게 없이 허송세월한 셈이다. 그래도 둘 다 아직 앞길이 창창하고 남은 인생이 더 길다. 무엇이든 해야 한다.
그런 가운데 영화 시작과 함께 두 사람이 뛰어들었던 정치지형은 급격히 소용돌이친다. 관객이 이미 함께 또 각자 체험한 것처럼, 총선과 대선이 연달아 계속되며 세력 구도가 휙휙 변한다. 그런 가운데 현진은 다시 생업 전선으로 돌아가고, 창인은 애써 정치 행보를 모색해도 노력과는 별개로 길은 보이지 않는다. 안 풀려도 '징하게' 안 풀린다. '보릿고개'가 따로 없다. 그렇게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세상은 변하고 그들도 처음 시작할 때 포부와 달리 썩 개운한 현주소를 보여주지 못한다. 모든 것이 너무 쉽게 변해간다.
청년들의 정치실험
국내에서 보기 드문 정치 다큐멘터리에 도전한 <청년정치백서 – 쇼미더저스티스>는 주로 팬덤이 확고한 기성 정치인, 또는 진보·혁신 계열 정치도전 위주인 한국 독립영화판에서 드문 시도다. <카운터스>, <모어> 등 선 굵은 캐릭터를 내세운 인상 깊은 기록영화를 선보여 온 이일하 감독은 그의 스승이자 일본 다큐멘터리 거장 하라 카즈오 감독의 스타일을 계승하듯 '행동파' 정치영화에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과감히 도전한다.
그런 도전정신 덕분에 영화의 전반부는 낯설고 당황스럽지만, 대신에 흥미진진하다. 장외에서 구경꾼에 머물 뿐, 정치판엔 발도 안 담가야지 회피하던 이들에겐 정치성향 불문하고 그들의 동선에 호기심을 갖고 과연 그들의 도전이 어떤 결과로 마침표를 찍을지 궁금증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평소 한 번쯤 관심을 품던, '나'와 달리 거리에서 목소릴 높이며 자기 시간과 돈을 쏟아가며 정치에 관여하는 이들이 무슨 생각과 배경을 품었는지 풍성한 데이터를 제시한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감독의 의도와 달리 영화는 추진력을 잃어간다. 두 주인공의 활력이 시들고 그들의 행보가 화면 밖으로 빠져나가며 주변부에 머물던 인물들, '아스팔트 보수' 주변부의 현주소가 빈자리를 채운다. 물론 여기에서 몇 년 후 그들의 변화상이 극심한 한국 정치 격변과 맞물려 기이한 후일담을 전하곤 한다. 때로는 묘한 아이러니, 혹은 그럼 그렇지 하는 한숨과 더불어 지켜볼 수밖에 없는 진풍경이다.
대미를 장식하고자 제작진은 계속 엇갈리던 현진과 창인의 만남을 주선한다. 이태원 참사현장에서 교차하던 둘은 마침내 한 자리에 선다. 그러나 둘의 정치 도전 동기가 달랐던 것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달리 두 사람은 특별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다. 그 차이가 확인되는 순간, 갑자기 영화의 정조는 현재형 비극으로 추락한다. 영화의 실패가 아닌, 한국 정치의 실패가 원인이란 점이 관객의 마음도 쓰리게 만들 법하다. 그 실패의 교훈은 관객이 냉소가 아닌, 그들의 좌절을 '반면교사'로 삼아 이제는 '무엇을 할 것인가?' 모색으로 향할 때 거름이자 씨앗으로 변환될 것이다.
영화는 2023년 영화제를 통해 공개되었으나, 2년 사이 또다시 격랑에 휩싸인 한국 정치판 지형을 추가로 포함해 재편집 과정을 거쳤다. 이를 통해 두 주인공의 '영락'을 넘어 일정하게 청년 세대가 벽에 부딪히는 지금의 정치지형을 보다 구조적으로 가미하는 방향으로 개편된 걸로 보인다. 그렇게 작품은 청년 정치 도전의 '실패 박람회'로 완성된다. 한국에선 보기 힘든 방식의 '정치영화'로 기록될 실험정신 투철한 결과물이다.
<작품정보>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Show Me the Justice
2023|한국|블랙 코미-크 정치 다큐
2025.12.28. 개봉|106분|12세 관람가
감독/제작 이일하
출연 김창인, 김현진 외
제작/배급 익스포스필름
▲ <청년정치백서 - 쇼미더저스티스> 포스터
ⓒ 익스포스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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