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7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다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과학기술 인재 확보 전략 및 연구개발 생태계 혁신 방안'에 대해 한국과학기술한림원(한림원)과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이 환영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정책의 실질적 실행과 신뢰 회복을 강조하고 나섰다.
두 기관은 10일 각각 입장문을 내고 정부 정책의 방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세부 실행 전략의 구체화와 연구 현장의 신 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림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과학기술인과 국민에게 정책을 발표한 점에 대해 "현 정부가 과학기술을 중요시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환영했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주요 정책은 △우수 과학기술 인재 확보 및 전 생애 성장 생태계 구축 △도전과 몰입 을 위한 환경 조성 △연구자 자율성과 책임 강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정부 R&D 투자 체계 확립 등으로 그동안 연구 현장에서 꾸준히 제안해온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한림원은 특히 초·중등 교육부터 국가과학자에 이르는 과학자 성장 트랙 제시, 청년·신진 연구자 일자리 확대, 기초연구 지원 강화 등 인재 정책을 최우선으로 추 진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정권 교체에 따른 예산 변동을 최소화하고 정부 총지출 대비 연 5% 수준의 예측 가능한 R&D 예산 확대 방향에 대해 "지속 가능한 연구개발 생태계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실연은 정부 정책이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강국 도약을 위한 방향 전환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2년 전의 R&D 예산 삭감으로 인한 상처를 언급하며 신뢰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과실연은 "불과 2년 전 개혁을 빙자한 전례 없는 R&D 예산 삭감으로 연구계는 큰 혼란을 겪었고 우수한 인재들이 연구 현장을 떠나거나 국가를 등졌다"며 "그 충격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 안에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권이 바뀌면서 정부가 35조3000억 원 규모의 R&D 예산안을 편성하고 '국가과학자 제도'를 도입한 것은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잡는 출발로 해석할 수 있다"며 "새 정부가 출범 이후 짧은 기간 내 연구개발 생태계의 복원과 재도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두 기관은 공통적으로 정책의 실질적 실행과 현장 의견 반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림원은 "인재 성장과 R&D 혁신, 경제·산업 발전이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만큼 국가 차원의 범부처 통합 거버넌스 아래 정교한 운영 설계를 병행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된 상황에서 '국가과학자' 제도뿐 아니라 우수 과학자가 지속적으로 인정받고 성장할 수 있는 국가적 보상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과실연은 "앞으로의 숙제는 정권에 상관없이 과학기술 중심 국정운영이 흔들림 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국민에게 심어주는 일"이라며 "이는 연구자들과 정부 간의 신뢰 회복이자 과학과 정치 관계의 선진화로 가는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출연(연), 대학, 기업 등 다양한 혁신 주체들이 아직도 정부와 정치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는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후속 조치를 조속히 단행해 과학기술 중심 국정운영의 의지가 진심임을 보여주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현장 의견의 폭넓은 수렴과 충분한 조율을 통해 국민과 연구자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장기적 안목의 견고한 R&D 시스템이 구축되기를 바란다"며 "소통을 이끌어내는 데 적극 참여하고 정책 실현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과실연 역시 "앞으로도 현장 및 시민의 목소리를 정부에 가감 없이 전달하며 과학기술이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선진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기자 admin@slot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