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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을 뉴스타파가 추적했다. 2022년 경찰이 확보한 한 총재의 해외 원정 도박 관련 물증, 담당 경찰관의 육성 녹음파일 등을 입수했다. 



2021년 8월 2일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장애인가구 호텔 체인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의 M Life Players Club이 통일교 한학자 총재에게 발송한 문건.


한학자 총재 등 통일교 간부 12명 라스베이거스 원정 도박 문건 입수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호텔 체인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의 M Life Players Club이 통 신한은행 정기적금 일교 한학자 총재에게 2021년 8월 2일 발송한 문건. 여기에 한 총재가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쓴 도박 자금 내역이 정리돼 있다.
문건에 따르면, 한 총재는 2011년에만 69만여 달러, 당시 환율로 7억4,000만 원 가량을 슬롯머신에 넣었고, 4만5,000달러(약 4,800만 원)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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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2일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호텔 체인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의 M Life Players Club이 통일교 간부들에게 발송한 원정 도박 내역 문건.


해외 원정 도박을 벌인 통일교 관계자는 한 총재 한 명이 아니다. 이 문건에는 한 총재를 월 300만원 포함한 통일교 간부 12명의 이름과 이들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쓴 도박 자금 내역이 담겨 있다.
한 총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원주 비서실장은 2008년부터 4년 간 해외 원정 도박으로 약 380만 달러(약 41억 원)를 슬롯머신에 배팅해, 15만 달러(약 1억 6,000만 원) 가량을 잃었 온누리상품권 사용처 다.
현재 북미 지역 통일교를 총괄하는 김 모 북미 회장은 같은 기간 240만 달러(약 26억 원)를 배팅해 28만 달러(약 3억 원)를 날렸다.
이렇게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통일교 간부 12명이 해외 원정 도박에 쓴 돈은 약 4,300만 달러, 한화 약 500억 원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650만 달러(약 70억 원) 이상을 잃었다.
해외 원정 도박 자금 출처는 '신자들 헌금'
한 총재를 비롯한 통일교 간부들의 해외 원정 도박 자금은 신자들의 헌금이었다. 뉴스타파는 통일교 내부 관계자를 통해 통일교 측에서 도박 자금의 출처를 입증하기 위해 미국 세무 당국에 제출한 자료를 입수했다.



일본 통일교 신자들이 라스베이거스 통일교회를 방문할 때 낸 헌금 내역 문건.


자료에는 일본 통일교 신자들이 라스베이거스 통일교회를 방문해 낸 헌금 내역이 들어 있다. 신자들의 헌금으로 해외 원정 도박을 한 사실을 통일교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문건에는 신자의 이름과 성별, 라스베이거스로 출발한 날짜, 라스베이거스 통일교회에 헌금으로 내기 위해 지참한 액수 등이 적혀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인 통일교 신자 1,256명이 라스베이거스 통일교회에 951만여 달러, 한화 100억 원이 넘는 헌금을 냈다.
눈에 띄는 점은 헌금을 내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한 일본 통일교 신자들 중 1만 달러 이상, 약 1,000만 원 이상을 지참한 신자가 없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해외로 출국할 때, 100만 엔(약 1,000만 원)이 넘는 현금을 지참하면 세관에 신고해야 한다. 세관 신고없이 돈을 들고 나가려 의도적으로 금액을 맞춘 걸로 보인다. 
'한학자 총재 해외 원정 도박' 경찰 첩보, 권성동 통해 통일교로
경찰은 최소 2022년부터 한 총재의 해외 원정 도박과 횡령, 외환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통일교 산하 재단에서 근무했던 A씨는 2022년 춘천경찰서 외사계 B경위로부터 통일교 범죄 첩보 수집에 협조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A씨와 B경위가 나눈 대화 녹음파일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들어 있다.(괄호는 이해를 돕기 위해 임의로 적은 것) 

"저희(경찰)가 지금 사실 확보하고 있는 자료는...2012년도 우리(통일교) 지휘부들께서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다녀오시고 한 자료는 저희가 사실 갖고 있어요."- 2022년 7월 춘천경찰서 외사계 B경위




2022년 7월 춘천경찰서 외사계 경찰관의 통화녹음.


실제로 경찰청에 2022년 5월 한 총재의 원정 도박과 관련해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외환관리법 위반 등 첩보가 접수됐던 사실도 확인됐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문건 역시 당시 경찰이 확보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찰은 명백한 증거를 가지고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대신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경찰의 한 총재 원정 도박 관련 수사 첩보가 통일교 수뇌부로 유출된 것이다.
경찰 첩보를 통일교에 유출한 인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었다. 권 의원은 윤석열 정부와 통일교 간 '정교유착'의 핵심 역할을 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권 의원 구속영장에는 '권 의원이 통일교 2인자로 불렸던 윤영호 씨에게 경찰이 한 총재의 원정 도박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적시돼 있다. 권 의원에게 수사 첩보를 전달받은 통일교는 곧바로 해외 원정 도박 관련 증거를 인멸했다.

피의자(권성동)는 불상의 경로로 위와 같은 수사 정보를 입수한 후, 2022년 10월 3일경 윤영호에게 전화를 걸어 위와 같은 내용의 내밀한 형사사건 정보를 제공하였고, 이에 윤영호는 한학자, 정원주 등과 논의한 후, 세계본부 압수수색에 대비해서 한학자, 정원주 등의 원정 도박 및 도박 자금 출처와 관련된 증거를 인멸하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구속영장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김건희 특검의 구속영장 일부. 


이후 경찰은 한 총재 등 통일교 간부들의 해외 원정 도박 사건을 덮었다. 권 의원의 수사 첩보 유출 문제와 함께 윤석열 정권 차원의 조직적인 수사 무마도 의심된다. 
한 총재 등 통일교 간부들의 원정 도박 관련 의혹에 대해 통일교 측은 "가정연합과 관련하여 제기된 의혹들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 재판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법정에서 밝혀야 할 사실관계를 언급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타파 전혁수 jhs0925@newstapa.org
뉴스타파 최혜정 judy@newsta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