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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리 기자]
"둥둥둥 빠바밤, 아 니가니가 뭔데, 도대체 나를 때려, 왜 그래 니가 뭔데"
▲ [현장] 6년 만에 완전체 H.O.T. '행복' 내년 데뷔 30주년을 앞둔 1세대 아이돌 그룹 H.O.T.가 지난 22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한터 음악 페스티벌'에서 6년 만에 완전체 무대를 선보였다. ⓒ 신나리
바다이야기다운로드
곡의 전주가 흘러나오자 무슨 노래인지 다 안다는 듯 공연장 여기저기서 '꺄아악' 비명이 터져 나왔다. 있는 힘껏 "오빠"라고 외치는 이들의 휴대전화 배경화면이 아이 사진에서 카메라 모드로 바뀌었다. 무대 위 '그들'을 연신 찍어대고 함성을 지르는 엄마를 본 아이들만이 이 상황이 낯선 듯 어리 릴게임신천지 둥절해한다.
이들은 모두 '흰색'의 무언가를 들거나 입었다. 요즘 공연장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풍선'도 흰색, 응원봉도 흰색, 옷마저 흰색이다. 비가 올 리 만무하거니와 360도 무대 연출이 가능한 걸로 유명한 공연장은 실내였는데도 관객들은 '흰색 우비'를 벗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지난 주말(11월 22~23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 릴게임몰 나 '한터 음악 페스티벌'에 모인 관객들이 "H.O.T."를 외쳤다. 29년 전, 케이팝 1세대 아이돌인 H.O.T.(High-five Of Teenager)를 상징하는 '흰색'이 공연장을 채웠다.
'흰 풍선'에 담긴 마음
황금성슬롯
▲ ‘CLUB H.O.T.’가 새겨진 흰 우비와 ‘High-five Of Teenager’와 데뷔 날짜(1996 0907)가 새겨진 우비를 입은 팬들이 22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바다이야기오리지널 ‘한터 음악 페스티벌’을 찾았다.
ⓒ 신나리
"사실 인사를 드리고 무대에서 세 곡을 연달아 하려고 했는데, 어휴 너무 힘들어요. 이야기 나누다 두 곡을 하려는데, 괜찮을까요?" - 문희준(H.O.T.)
'전사의 후예'를 부른 H.O.T. 멤버들이 무대 위에서 숨을 고른다. 4분 21초의 첫 곡을 불렀을 뿐인데, 멤버들은 모두 땀으로 흠뻑 젖었다. 미래 전사 느낌의 번쩍이는 옷을 입고 있는 힘껏 머리를 세우고, 헤어밴드와 선글라스로 개성을 뽐내며 당시 사회 문제였던 학원 폭력을 고발한 10대들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흰 우비를 입고 있던 옆자리 여성이 "어떻게 해, 오빠 천천히 해요"라고 외치며, 쓰고 있던 안경을 벗고 눈가를 훔친다. 우리 모두 마음은 29년 전인데, 무엇이 변했는지 정도는 알고 있다.
'흰 물결'을 만든 팬들을 향해 H.O.T. 멤버들 역시 반가움과 고마움, 미안함이 뒤섞인 반응을 보였다. "하얀 풍선을 보면 없던 힘도 생기고 낮아졌던 자존감도 올라갔다. 흰 풍선은 내 삶의 빛"이라고 한 토니의 영상 메시지가 나오자 옆자리 팬이 오열했다. "고맙기 보다 미안하다. CLUB H.O.T.는 내게 사랑 그 자체"라는 문희준의 말에는 뒷자리에서 울음이 터졌고, "부족함을 채워주는 게 가족인데, CLUB H.O.T.는 내게 가족"이라고 한 강타의 말에 결국 나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 [현장] 6년 만에 완전체로 무대 선 H.O.T. 22일 인천 영종도에서 열린 '한터 음악 페스티벌'에서 6년 만에 완전체로 무대에 오른 H.O.T.가 영상을 통해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멤버들은 각자가 생각하는 '하얀풍선'이 어떤 의미인지 한 단어로 표현했다. 토니에게 하얀풍선은 '삶의 빛', 강타에게 하얀풍선은 '가족', 이재원에게 하얀풍선은 '약속', 문희준에게 하얀풍선은 '사랑', 장우혁에게 하얀풍선은 '함께한 시간의 기억'이다. ⓒ 장지혜
이들이 완전체로 무대에 선 건 2019년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한 이후 꼭 6년 만이다. H.O.T.는 2001년 해체 이후 각자의 길을 걸었다. 재계약 이야기가 나오던 당시 토니안·장우혁·이재원은 SM엔터테이먼트를 떠나 그룹 JTL을 결성해 따로 활동했다. 문희준과 강타는 솔로로 각자의 앨범을 냈다.
그렇게 H.O.T.라는 이름으로 함께했던 5년여의 시간 보다 각자의 이름으로 활동한 시간이 더 길어졌다. 앨범마다 100만 장 이상 판매되고 시상식마다 대상을 석권했던 H.O.T.를 다시 보는 건 꿈속에서나 가능한 것처럼 여겨질 만큼 오랜 시간, 무려 17년이 흘렀다. 2018년 MBC <무한도전>의 프로젝트를 통해 함께 만난 H.O.T.는 그해 10월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재결합 콘서트를 열었다. 이듬해에도 콘서트를 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등 여러 사정으로 이후의 공연 소식은 좀처럼 전해지지 않았다.
그러다 2025년 '한터 음악 페스티벌' 무대에 '완전체'로 올랐으니, 이들을 기다리던 팬들이 총집합 할 수밖에. 실제로 공연 중 "다들 멀리서 오셨죠"라고 묻는 멤버(장우혁)의 질문에 관객석에서 "싱가포르", "홍콩", "일본에서 왔다"는 답이 나왔다. 부산이나 광주, 울산 등 일부 지역에서는 단체로 버스를 대절해 공연장을 찾았다. 어떤 기회는 당연하듯 또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 팬들이 분주히 움직여 좌석 하나하나를 채웠다. 그리고 그중 한 자리엔 클럽 H.O.T. 1기, '안칠현(강타) 본부인'이라 주장하던 H.O.T.의 곧 30년 차 팬, 나도 있었다.
함께 좋아한 마음
▲ 6년 만에 완전체 무대를 선보인 1세대 아이돌 그룹 H.O.T.
ⓒ 한터글로벌
1996년 9월 7일, "자 하나, 둘 셋. 안녕하세요. H.O.T.입니다. 키워주세요"라는 인사로 데뷔한 다섯 명에게 빠진 건 나 혼자가 아니었다. 단발머리 중학생들은 처음으로 누군가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칭하기 시작했다. 사랑에 빠지게 된 소녀들의 시간은 뭘 해도 부족했다. 결국 등교 시간 보다 1시간 일찍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H.O.T. 음료수를 마시고 H.O.T. 향수를 뿌리고 멤버들의 DNA가 들어간 열쇠고리를 가방에 단 소녀들이 교실에 모여 앉았다. 전날 H.O.T.가 출연한 프로그램 리뷰를 하기 위해서라면 그깟 잠은 얼마든지 포기할 수 있었다. 소녀들은 이번 무대가 이전의 무대와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는지, 멤버들의 표정은 어땠는지 꼼꼼히 살폈다. 인터뷰하는 멤버들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진 않았는지, 눈이 충혈된 건 아닌지, 평소보다 말수가 줄어든 멤버가 있다면 왜 그런 건지 각자의 추측과 분석을 펼치며 이른바 소설을 썼다.
진짜 소설을 쓴 친구도 있었다. 멤버들의 이야기로 팬픽을 읽고 쓰며 오빠들끼리의 사랑(?)을 응원하기도 했는데, 소설을 쓴 친구는 여기저기서 마감을 앞당기라는 재촉과 응원을 동시에 받았다. 소설을 먼저 읽기 위해 여러 친구들이 매점에서 간식거리를 사다 바쳤다. 수업시간에 뒤에서 편하게 소설을 쓰라고 키 큰 친구가 항상 이 친구의 앞자리에 앉았다. 학교 숙제 역시 소설 구독자인 다른 친구들이 품앗이로 해결했다.
클럽 H.O.T.의 학교 지부장을 자처하던 한 학년 위의 언니들은 H.O.T. 팬들에게 세상 따뜻한 친절을 베풀었다. 당시 H.O.T 콘서트의 표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조흥은행 앞에서 밤샘할 때 핫팩과 간식을 챙겨온 것도, 콘서트를 보러 처음 가는 동생들의 부모님에게 일일이 전화해 허락을 받아내고 함께 데려간 것도, 클럽 H.O.T.의 강령과 응원법, 하지 말아야 행동과 공연장에서 위험한 행동이 무엇인지 (큰 플래카드를 공연장에 붙이다가 고꾸라져 다치거나 공연장에서 만난 다른 아이돌 팬들과의 다툼 등이 상당했던 때다 – 기자 말)를 알려준 것도 이 언니들이었다. 누군가를 함께 좋아하면 친절해지고 싶다는 걸, 내가 지난 좋은 걸 너에게도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든다는 걸 이 언니들을 보며 깨달았다.
그래서였을까. '한터 음악 페스티벌' 관객석 여기저기를 자꾸만 둘러보게 됐다. 공연장에 입장했을 때도 공연이 끝나고 퇴장할 때도 자꾸 무대가 아니라 공연장을 빠져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봤다. H.O.T. 곡 '캔디'의 무대의상처럼 털모자와 털 가방, 등번호가 적힌 옷을 입고 온 이들을, 'CLUB H.O.T.'가 새겨진 흰 우비, 'High-five Of Teenager'와 데뷔날짜인 '1996 0907'이 새겨진 우비를 입은 사람들의 얼굴을 연신 돌아봤다.
한 때, '희준 마눌'·'안승호 부인'·'우혁 마누라'·'재원 현부인'이라 주장하던 사람들이 혼자서 혹은 아이의 손을 잡고 또는 친구들과 공연장에 있었다. 각자의 일터 혹은 가정에서 제 몫을 해내려 애쓰는 우리들이 모처럼 '오빠들'을 외치며 한 곳에 모인 셈이다. 서로를 알지 못하지만 동시에 누구보다 잘 아는 우리는 'H.O.T.'를 향한 사랑으로 무장한 채 무엇이든 해낼 것 같았던 '소녀들'이었다.
이들 얼굴에 드러난 설렘과 만족감, 이 하루와 무대가 끝났다는 아쉬움은 내 것과 꼭 같았다. 또 다시 언제 H.O.T.의 완전체 무대가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기다리겠다는 말을 눈에 담고 그들을 바라봤다. 그 때가 되면, 또 만나자고 마음으로 약속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기자 admin@seastorygame.top
"둥둥둥 빠바밤, 아 니가니가 뭔데, 도대체 나를 때려, 왜 그래 니가 뭔데"
▲ [현장] 6년 만에 완전체 H.O.T. '행복' 내년 데뷔 30주년을 앞둔 1세대 아이돌 그룹 H.O.T.가 지난 22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한터 음악 페스티벌'에서 6년 만에 완전체 무대를 선보였다. ⓒ 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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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의 전주가 흘러나오자 무슨 노래인지 다 안다는 듯 공연장 여기저기서 '꺄아악' 비명이 터져 나왔다. 있는 힘껏 "오빠"라고 외치는 이들의 휴대전화 배경화면이 아이 사진에서 카메라 모드로 바뀌었다. 무대 위 '그들'을 연신 찍어대고 함성을 지르는 엄마를 본 아이들만이 이 상황이 낯선 듯 어리 릴게임신천지 둥절해한다.
이들은 모두 '흰색'의 무언가를 들거나 입었다. 요즘 공연장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풍선'도 흰색, 응원봉도 흰색, 옷마저 흰색이다. 비가 올 리 만무하거니와 360도 무대 연출이 가능한 걸로 유명한 공연장은 실내였는데도 관객들은 '흰색 우비'를 벗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지난 주말(11월 22~23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 릴게임몰 나 '한터 음악 페스티벌'에 모인 관객들이 "H.O.T."를 외쳤다. 29년 전, 케이팝 1세대 아이돌인 H.O.T.(High-five Of Teenager)를 상징하는 '흰색'이 공연장을 채웠다.
'흰 풍선'에 담긴 마음
황금성슬롯
▲ ‘CLUB H.O.T.’가 새겨진 흰 우비와 ‘High-five Of Teenager’와 데뷔 날짜(1996 0907)가 새겨진 우비를 입은 팬들이 22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바다이야기오리지널 ‘한터 음악 페스티벌’을 찾았다.
ⓒ 신나리
"사실 인사를 드리고 무대에서 세 곡을 연달아 하려고 했는데, 어휴 너무 힘들어요. 이야기 나누다 두 곡을 하려는데, 괜찮을까요?" - 문희준(H.O.T.)
'전사의 후예'를 부른 H.O.T. 멤버들이 무대 위에서 숨을 고른다. 4분 21초의 첫 곡을 불렀을 뿐인데, 멤버들은 모두 땀으로 흠뻑 젖었다. 미래 전사 느낌의 번쩍이는 옷을 입고 있는 힘껏 머리를 세우고, 헤어밴드와 선글라스로 개성을 뽐내며 당시 사회 문제였던 학원 폭력을 고발한 10대들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흰 우비를 입고 있던 옆자리 여성이 "어떻게 해, 오빠 천천히 해요"라고 외치며, 쓰고 있던 안경을 벗고 눈가를 훔친다. 우리 모두 마음은 29년 전인데, 무엇이 변했는지 정도는 알고 있다.
'흰 물결'을 만든 팬들을 향해 H.O.T. 멤버들 역시 반가움과 고마움, 미안함이 뒤섞인 반응을 보였다. "하얀 풍선을 보면 없던 힘도 생기고 낮아졌던 자존감도 올라갔다. 흰 풍선은 내 삶의 빛"이라고 한 토니의 영상 메시지가 나오자 옆자리 팬이 오열했다. "고맙기 보다 미안하다. CLUB H.O.T.는 내게 사랑 그 자체"라는 문희준의 말에는 뒷자리에서 울음이 터졌고, "부족함을 채워주는 게 가족인데, CLUB H.O.T.는 내게 가족"이라고 한 강타의 말에 결국 나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 [현장] 6년 만에 완전체로 무대 선 H.O.T. 22일 인천 영종도에서 열린 '한터 음악 페스티벌'에서 6년 만에 완전체로 무대에 오른 H.O.T.가 영상을 통해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멤버들은 각자가 생각하는 '하얀풍선'이 어떤 의미인지 한 단어로 표현했다. 토니에게 하얀풍선은 '삶의 빛', 강타에게 하얀풍선은 '가족', 이재원에게 하얀풍선은 '약속', 문희준에게 하얀풍선은 '사랑', 장우혁에게 하얀풍선은 '함께한 시간의 기억'이다. ⓒ 장지혜
이들이 완전체로 무대에 선 건 2019년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한 이후 꼭 6년 만이다. H.O.T.는 2001년 해체 이후 각자의 길을 걸었다. 재계약 이야기가 나오던 당시 토니안·장우혁·이재원은 SM엔터테이먼트를 떠나 그룹 JTL을 결성해 따로 활동했다. 문희준과 강타는 솔로로 각자의 앨범을 냈다.
그렇게 H.O.T.라는 이름으로 함께했던 5년여의 시간 보다 각자의 이름으로 활동한 시간이 더 길어졌다. 앨범마다 100만 장 이상 판매되고 시상식마다 대상을 석권했던 H.O.T.를 다시 보는 건 꿈속에서나 가능한 것처럼 여겨질 만큼 오랜 시간, 무려 17년이 흘렀다. 2018년 MBC <무한도전>의 프로젝트를 통해 함께 만난 H.O.T.는 그해 10월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재결합 콘서트를 열었다. 이듬해에도 콘서트를 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등 여러 사정으로 이후의 공연 소식은 좀처럼 전해지지 않았다.
그러다 2025년 '한터 음악 페스티벌' 무대에 '완전체'로 올랐으니, 이들을 기다리던 팬들이 총집합 할 수밖에. 실제로 공연 중 "다들 멀리서 오셨죠"라고 묻는 멤버(장우혁)의 질문에 관객석에서 "싱가포르", "홍콩", "일본에서 왔다"는 답이 나왔다. 부산이나 광주, 울산 등 일부 지역에서는 단체로 버스를 대절해 공연장을 찾았다. 어떤 기회는 당연하듯 또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 팬들이 분주히 움직여 좌석 하나하나를 채웠다. 그리고 그중 한 자리엔 클럽 H.O.T. 1기, '안칠현(강타) 본부인'이라 주장하던 H.O.T.의 곧 30년 차 팬, 나도 있었다.
함께 좋아한 마음
▲ 6년 만에 완전체 무대를 선보인 1세대 아이돌 그룹 H.O.T.
ⓒ 한터글로벌
1996년 9월 7일, "자 하나, 둘 셋. 안녕하세요. H.O.T.입니다. 키워주세요"라는 인사로 데뷔한 다섯 명에게 빠진 건 나 혼자가 아니었다. 단발머리 중학생들은 처음으로 누군가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칭하기 시작했다. 사랑에 빠지게 된 소녀들의 시간은 뭘 해도 부족했다. 결국 등교 시간 보다 1시간 일찍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H.O.T. 음료수를 마시고 H.O.T. 향수를 뿌리고 멤버들의 DNA가 들어간 열쇠고리를 가방에 단 소녀들이 교실에 모여 앉았다. 전날 H.O.T.가 출연한 프로그램 리뷰를 하기 위해서라면 그깟 잠은 얼마든지 포기할 수 있었다. 소녀들은 이번 무대가 이전의 무대와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는지, 멤버들의 표정은 어땠는지 꼼꼼히 살폈다. 인터뷰하는 멤버들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진 않았는지, 눈이 충혈된 건 아닌지, 평소보다 말수가 줄어든 멤버가 있다면 왜 그런 건지 각자의 추측과 분석을 펼치며 이른바 소설을 썼다.
진짜 소설을 쓴 친구도 있었다. 멤버들의 이야기로 팬픽을 읽고 쓰며 오빠들끼리의 사랑(?)을 응원하기도 했는데, 소설을 쓴 친구는 여기저기서 마감을 앞당기라는 재촉과 응원을 동시에 받았다. 소설을 먼저 읽기 위해 여러 친구들이 매점에서 간식거리를 사다 바쳤다. 수업시간에 뒤에서 편하게 소설을 쓰라고 키 큰 친구가 항상 이 친구의 앞자리에 앉았다. 학교 숙제 역시 소설 구독자인 다른 친구들이 품앗이로 해결했다.
클럽 H.O.T.의 학교 지부장을 자처하던 한 학년 위의 언니들은 H.O.T. 팬들에게 세상 따뜻한 친절을 베풀었다. 당시 H.O.T 콘서트의 표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조흥은행 앞에서 밤샘할 때 핫팩과 간식을 챙겨온 것도, 콘서트를 보러 처음 가는 동생들의 부모님에게 일일이 전화해 허락을 받아내고 함께 데려간 것도, 클럽 H.O.T.의 강령과 응원법, 하지 말아야 행동과 공연장에서 위험한 행동이 무엇인지 (큰 플래카드를 공연장에 붙이다가 고꾸라져 다치거나 공연장에서 만난 다른 아이돌 팬들과의 다툼 등이 상당했던 때다 – 기자 말)를 알려준 것도 이 언니들이었다. 누군가를 함께 좋아하면 친절해지고 싶다는 걸, 내가 지난 좋은 걸 너에게도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든다는 걸 이 언니들을 보며 깨달았다.
그래서였을까. '한터 음악 페스티벌' 관객석 여기저기를 자꾸만 둘러보게 됐다. 공연장에 입장했을 때도 공연이 끝나고 퇴장할 때도 자꾸 무대가 아니라 공연장을 빠져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봤다. H.O.T. 곡 '캔디'의 무대의상처럼 털모자와 털 가방, 등번호가 적힌 옷을 입고 온 이들을, 'CLUB H.O.T.'가 새겨진 흰 우비, 'High-five Of Teenager'와 데뷔날짜인 '1996 0907'이 새겨진 우비를 입은 사람들의 얼굴을 연신 돌아봤다.
한 때, '희준 마눌'·'안승호 부인'·'우혁 마누라'·'재원 현부인'이라 주장하던 사람들이 혼자서 혹은 아이의 손을 잡고 또는 친구들과 공연장에 있었다. 각자의 일터 혹은 가정에서 제 몫을 해내려 애쓰는 우리들이 모처럼 '오빠들'을 외치며 한 곳에 모인 셈이다. 서로를 알지 못하지만 동시에 누구보다 잘 아는 우리는 'H.O.T.'를 향한 사랑으로 무장한 채 무엇이든 해낼 것 같았던 '소녀들'이었다.
이들 얼굴에 드러난 설렘과 만족감, 이 하루와 무대가 끝났다는 아쉬움은 내 것과 꼭 같았다. 또 다시 언제 H.O.T.의 완전체 무대가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기다리겠다는 말을 눈에 담고 그들을 바라봤다. 그 때가 되면, 또 만나자고 마음으로 약속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기자 admin@seastorygame.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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