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확보에 목 마른 세계 각국이 관광세(tourist tax) 징수 경쟁에 뛰어들었다. 26일 일본 도쿄도가 숙박세 상한을 없애고 정률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인 27일 이번엔 영국 정부가 지방 자치단체에 관광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나섰다.
팬데믹 이후 보복 관광 수요가 급증하자 각국 정부가 관광객을 재정 적자 메우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국가에서는 표면적으로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해소라는 명분을 앞세웠다. 그러나 실상은 소리 없는 증세이자, 인류 문화 유산을 지자체들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다는 비판이 릴게임종류 거세다.



17일 영국 런던 디자인 박물관에서 열리는 '웨스 앤더슨: 아카이브' 전시를 갤러리 직원들이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각) BBC와 영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스티브 리드 영국 지방자치부 장관 게임몰 은 이날 잉글랜드 지역 시장들에게 ‘호텔 등 숙박 시설 이용객에게 관광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리드 장관은 “지역 지도자들이 인프라 개선과 성장을 위한 재량권을 갖게 될 것”이라며 “관광객이 지역 사회에 기여하게 하고, 그 혜택을 주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이 조치로 런던을 포함한 잉글랜드 전역 지자 바다이야기2 체는 자체적으로 조례를 제정해 숙박객에게 세금을 걷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런던 등 일부 도시는 별도 입법 절차 없이 관광세를 도입할 수 없었다. 이번에 그 빗장을 중앙 정부가 풀어버린 셈이다.
앤디 번햄 맨체스터 시장은 “우리 도시로 연간 방문객 수백만 명이 오지만, 인프라 유지하기에도 비용이 빠듯했다”며 “관광세는 거리 청결과 대중교 릴게임모바일 통 개선에 쓰일 것”이라고 했다. 리버풀시 스티브 로더람 시장 역시 “오래전부터 요구해온 권한”이라며 환영했다.
반면 영국 관광업계는 파괴적인 휴가세(Damaging holiday tax)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영국 호스피탈리티 협회(UK Hospitality) 케이트 니콜스 회장은 “관광세 도입은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영국 릴게임골드몽 관광 산업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업계에 또 다른 비용 부담을 지우는 행위”라고 했다. 협회 측은 이번 관광세 도입으로 영국 자국민과 외국인 여행객이 떠안게 될 추가 부담이 연간 최대 5억 1800만 파운드(약 92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니콜스 회장은 “사실상 부가가치세(VAT)를 27%로 인상하는 것과 다름없는 효과를 낼 것”이라며 독일(7%) 등 경쟁국보다 관광업 분야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 제2터미널. /연합뉴스


아시아 대표 관광 대국 일본은 더 노골적으로 관광객 지갑을 겨냥하고 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도는 현행 정액제 숙박세 과세 방식을 폐지하고, 정률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도쿄도는 2002년부터 1박 요금이 1만엔(약 9만4000원) 이상~1만5000엔 미만이면 100엔, 1만5000엔 이상이면 200엔을 숙박세로 청구했다. 1만엔 미만은 아예 면세였다. 계산이 간단하고 부담도 적었다.
하지만 최근 엔화 가치 약세와 외국인 관광객 급증 현상이 맞물려 도쿄 내 특급 호텔 숙박비가 1박에 10만 엔(약 90만원)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속출하자, 기존 200엔 세금으로는 세수 효과가 미미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도쿄도가 검토 중인 안은 숙박비 3%를 일률적으로 징수하는 방식이다. 상한선도 없앤다. 만약 1박에 10만 엔짜리 특급 호텔에 묵는다면 지금까지 숙박비로 200엔만 내면 됐지만, 앞으로는 하루에 3000엔(약 2만9000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세금이 무려 15배 뛰는 셈이다. 도쿄도는 이르면 2027 회계연도부터 새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세수를 현재 69억 엔 수준에서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년 고도’ 교토는 더 가혹한 셈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교토시는 내년 3월 1일부터 숙박세 상한액을 기존 1000엔에서 1만 엔(약 9만4000원)으로 10배 인상하는 조례 개정안을 확정했다. 일본 지자체 중 역대 최고 수준이다. 1박당 숙박비가 2만 엔 미만이면 200엔, 2만~5만 엔이면 1000엔을 걷지만, 10만 엔 이상인 고급 숙소 투숙객에게는 최대 10%에 해당하는 1만 엔을 징수한다. 교토시는 이를 통해 연간 세수입을 기존 59억 엔에서 126억 엔(약 1180억 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항공(JAL) 비행기가 일본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관광세 도미노 현상은 전 세계적 추세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올해 4월부터 당일치기 여행객에게 5유로 입장료를 부과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시 차원 관광세를 1박당 최대 3.25유로까지 인상했다. 인도네시아 발리도 올해부터 외국인 관광객에게 15만 루피아(약 1만3000원)를 입국세로 걷기 시작했다.
각국 정부는 관광객 급증으로 인한 소음, 쓰레기 처리, 문화재 훼손 등 사회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수익자 부담 원칙’을 이유로 내세운다. 교토시 관계자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혼잡 완화와 인프라 정비에 세금을 투입해 관광 품질을 높이려는 취지”라며 “관광객과 시민이 공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속내를 들여다보면 ‘조세 저항 없는 세수 확보’가 주된 목적인 경우가 많다고 평가했다. 관광객은 해당 지역에 투표권이 없다. 주민세를 올리면 표가 떨어지지만, 관광세를 올리면 오히려 주민들 환심을 살 수 있다.
다만 법적·윤리적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납세의 의무는 국가로부터 보호받는 대가로 주어지는데, 잠시 머무는 관광객에게 과도한 징벌적 과세를 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반론이다. 특히 숙박비에 비례해 세금을 매기는 방식은 사실상 ‘부자 증세’ 성격을 띠지만, 그 부담은 결국 여행 산업 전반에 걸친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일본 야마나시현 후지요시다 후지산 등반 시즌 첫날 등산객들이 요시다 루트 입구에 모여 있다. /연합뉴


실효성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관광학계에서는 관련 세금을 올린다고 해서 오버투어리즘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했다. 베네치아가 관광객에 입장료를 징수하는 실험을 벌인 결과, 관광객 수는 유의미하게 줄지 않았다. 유로뉴스는 “인기 여행지의 경우 수요가 비탄력적”이라며 “세금을 올려도 방문객은 그 비용을 감수하고 온다”고 했다. 1박에 100만원을 쓰는 부유층 관광객이 세금 10만원 때문에 여행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다. 결국 관광객 수 조절 효과보다 지자체 세수 증대 효과만 남게 될 공산이 크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관광세 인상이 장기적으로는 관광지 매력도를 떨어뜨려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가르는 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기적으로는 세수가 늘어나도, 장기적으로는 가격 경쟁력을 잃은 관광지에서 여행객들이 등을 돌리게 하는 악수가 될 수 있다.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은 이런 우려를 반영해 시 의회 정권이 바뀌자 관광세 도입 계획을 철회했다.
여행 전문매체 타임아웃은 전문가를 인용해 “지난해부터 관광세를 도입하거나, 인상하는 도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이제 여행자들이 항공권과 숙박비 외에 세금 항목을 예산에 필수적으로 포함해야 하는 시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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