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프랑스 투르 인근 생피에르데코르 집회에서 연설하는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대표. AFP 연합뉴스


프랑스 좌파 진영의 유력 인사들이 지난 주말(15∼16일·현지시각) 저마다 집회를 열어 차기 프랑스 대선에 “경선 없이 독자 출마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극우 국민연합(RN) 인기가 치솟는 가운데, 좌파는 지난 2022년 대선 때처럼 정당마다 ‘각개전투’를 벌이다 대선에서 참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리베라시옹·르피가로 보도를 보면,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대표 릴게임바다신2 는 16일 프랑스 투르 인근 생피에르데코르에서 집회를 열고 “우리는 경선을 믿지 않는다”, “우리는 홀로 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27년 프랑스 대선에서 사회당(PS)·생태주의자 등 좌파 진영의 다른 정당들과 경선을 치르지 않고 독자 후보를 내겠다는 것이다.
멜랑숑은 지난 2022년 대선에서 22.0%의 득표율로 에마뉘 게임몰 엘 마크롱 현 프랑스 대통령, 국민연합 소속의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에 이어 3위에 오른 바 있다. 차기 대선서도 유력 후보 중 하나다. 방송사 베에프엠(BFM) 티브이와 라 트리뷘 디망슈가 여론조사기관 엘라브와 함께 지난 1일 발표한 대선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12.5%로 좌파 주자 중 최고였다. 멜랑숑은 다른 정당과의 연합 없이도 당원 4 야마토게임장 0만명이 “한명씩만 설득하면” 다음 대선을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또다른 좌파 정당 ‘플라스 퓌블리크’의 라파엘 글뤽스만 대표 역시 파리 근교 세르지 퐁투아즈에서 토론회에 참석해 세 과시에 나섰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 올랑드 재임 시절 총리였던 베르나르 카즈뇌브 등 사회민주주의 계열 인사들이 그와 나란히 앉아 야마토릴게임 지원사격 했다. 글뤽스만 역시 다음 대선에서 좌파의 잠룡으로 분류된다. 지난 엘라브 여론조사에서 그는 11.0% 지지율로 좌파 후보 중 2위를 달렸다.
글뤽스만은 급진적 성향의 좌파인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등을 배제한 채, 사회민주주의 성향의 정당들끼리 단일 후보를 내자는 입장이다. 특히 멜랑숑과는 가치관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선하지 사이다쿨접속방법 않겠다고 못박은 상태다.
그는 이날 토론회에서 범좌파 경선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서, 극우 세력의 성장을 겨냥해 “더는 장난칠 여유가 없다. 1년, 2년 혹은 3년 뒤에도 우리가 여전히 평화롭고 민주적인 대륙에 살고 있는 거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 같은 진영 내 문제보다 거시적인 정치 문제를 풀겠다는 얘기다.



마린 통들리에 프랑스 녹색당 대표가 15일 파리 근교 트라프에서 열린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반면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보다 온건한 성향으로 분류되는 사회당(PS)·녹색당은 단일 후보를 내야 한다고 좌파 진영을 설득 중이다. 이들 ‘단일화파’(unitaires) 역시 전날 파리 근교 트라프에서 별도 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마린 통들리에 녹색당 대표는 글뤽스만은 겨냥해 “자기 운명에 확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경선 치르는 걸 두려워해선 안된다”고 촉구했다.
단일화파는 내년 가을 범좌파 경선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좌파 진영 선두인 멜랑숑은 물론 글뤽스만도 독자 행보를 걸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현지 언론 예상이다. 엘라브 조사 기준 통들리에의 지지율이 4.5%에 그쳐, 유력 후보들이 이쪽과 경선을 치르는 데 힘을 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르피가로는 “멜랑숑을 뺀 좌파 두 진영의 양립도 어려워 보인다”며 “(글뤽스만 진영은) 사회민주주의 성향의 단일 후보가 나와야 연합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짚었다.
프랑스 좌파가 단일화에 적극적이지 않은 건 ‘노선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가장 왼쪽에 있다고 평가되는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는 부유세 신설 등을 통한 적극적인 부의 재분배를 주장한다. 마크롱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 긴축에 비판적이며, 오히려 정부 역할을 확장해 마크롱 치세에 후퇴한 사회안전망을 되살리자고 한다. 반면 사회민주주의 진영과 사회당은 과도한 긴축에 반대할 뿐 정부 지출 축소에는 공감한다.
이를 두고 멜랑숑은 “프랑스는 (마크롱이 집권한) 2017년 이후 빈곤이 가장 많이 증가한 유럽 국가”라며 “(그런데도) 사회당은 (내년도 정부 예산에서) 200억유로 절감을 제안한다”고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가자 전쟁 등 외교 현안을 두고도 좌파 내부에선 사사건건 잡음이 일었다. 멜랑숑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규탄하지만 나토(NATO) 차원의 지원에는 반대한다. 도리어 나토가 다른 나라에 대한 서방의 군사 개입 수단이 된다며 프랑스의 ‘나토 탈퇴’를 주장한다. 반대로 친유럽연합(EU)·친나토 성향의 사회당과 사회민주주의자들은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긍정적이다.
여기에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현 프랑스 총리의 불신임 여부를 두고 좌파 내부 감정의 골이 결정적으로 깊어졌다.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는 지난달 하원에 르코르뉘 불신임안을 제출했는데, 표결 때 사회당이 반대표를 던지며 통과가 무산됐다. 당시 사회당은 정부가 마크롱의 주요 공약인 연금개혁을 차기 대선 이후로 미루겠다고 하자 르코르뉘를 신임하기로 했다.
좌파 일각에선 ‘이대로면 지난 대선처럼 참패한다’는 위기론도 커진다. 지난 대선에선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22.0%), 녹색당(4.6%), 공산당(2.3%), 사회당(1.8%) 등이 각개 전투에 나섰다가 모두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프랑스 대선에선 1차 투표에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가 결선을 치르는데, 좌파가 여기에 끼지 못하면서 ‘극우 대 중도우파’ 결선이 된 것이다.
차기 선거의 여론 지형은 좌파에 더욱 불리하다. 지난 엘라브 조사에서 조르당 바르델라 국민연합 대표는 35%의 지지율로 압도적인 1위였고, 마크롱 정부의 총리(2017∼2020년 재임)였던 에두아르 필리프가 15.5%로 뒤를 이었다. 멜랑숑·글뤽스만·통들리에를 합해도 28.0%로 바르델라에 못 미친다.
이에 카즈뇌브는 이날 연설에서 좌파 잠룡들을 향해 “자신을 위한 야망과 자기 조직을 위한 수완은 조국에 대한 사랑 앞에서 지워야 한다”고 경고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기자 admin@no1reelsite.com